이한동 총리서리는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도중 유난히 미소를 자주 지었다. 그는 처음에는 다소 긴장한 탓인지 어색하게 웃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여유있는 자세로 답변을 했다. 때로는 너무 여유를 부려 진지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그는 ‘서두 발언’을 통해 의료대란과 말바꾸기 전력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는 등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야당의원들이 부동산 구입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가자 공격적으로 맞대응했다. 종종“충분한 답변 시간을 달라”고 주문하면서 비교적 길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 ‘중진 정치인답게 노련하다’‘노회하다’등의 평을 듣기도 했다.
그는 야당의원들의 포천 일대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에 대해 “투기하려면 강남이나 분당에 가서 땅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연천군 일대 분수림이 재산등록에 빠져있다”고 물고 늘어지자 이총리서리는 “이의원이 뭔가 오해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자민련으로 당적을 변경한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하다가 김덕규 위원장으로부터 “답변을 짧게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경색 대처 방안 등 금융정책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는 충분한 준비를 한 듯 수치까지 들어가면서 대답했다.
야당의원들이 “5공 참여는 12·12 쿠데타를 지지한 것이냐”는등 정치 전력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는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총리서리는 ‘덕필유린(德必有隣)’‘온고지신(溫故知新)’등 4자성어를 동원해 자신의 성품과 정치 행보를 설명하기도 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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