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가르드 문화의 전진기지로"“의기소침한 한국 아방가르드 문화를 새롭게 꽃피우는, 젊은 창조적 예술가들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26일 홍대 앞에서 개관한 ‘쌈지스페이스’의 관장 김홍희씨의 야심찬 의도다.
“대중문화의 자생성과 일상성, 순수문화의 실험성이 어우러지고 미술, 음악, 무용, 영화 등이 넘나드는 진취적 예술의 도약대가 될 것이다.”
1998년 IMF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기획전을 마련하는 등 실험적 예술가들을 지원해 왔던 쌈지가 암사동 창작스튜디오를 홍대 앞으로 이전시키면서 더욱 확대된 문화인프라를 구축했다.
7층 건물로 세워진 ‘쌈지 스페이스’는 말 그대로 건물 전체가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은 젊은 작가의 실험적 공간 ‘차고 갤러리’와 카페가 마련됐고, 2층은 언더그라운드 록 밴드와 퍼포먼스, 독립영화 등이 상영되는 ‘미디어 씨어터’와 설치작품과 비디오 영상물이 상영되는 ‘프로젝트 갤러리’로 구성됐다.
3층은 메인 갤러리, 4~6층은 작가 스튜디오, 7층은 자료실이다. 특히 작가 스튜디오는 1년마다 새로운 작가를 입주시켜 창작공간을 제공하는 곳으로 쌈지스페이스만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강운, 김유선 등 현재 2기 작가 9명이 입주해 있다.
김관장은 “화랑이나 미술관에서 전시되기 힘든 설치 작품이나 비디오 영상물을 위한 전시공간을 따로 마련했고, 스튜디오를 통해 무명의 신인들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다른 미술공간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에 맞춰 개관전도 도발적인 제목을 달았다. 26일부터 8월 20일까지 마련된 개관전의 제목은 ‘무서운 아이들… 1990, 2000-21세기를 준비하는 앙팡테리블’. 물론 이런 제목이 갖기 쉬운 ‘선언적 발언의 상투성’을 얼마나 극복했는지는 두고 볼 문제지만, 우선 참여 작가들의 면면은 쌈지스페이스가 내세우려는 이미지에 손색없다.
고낙범, 안상수, 이불, 이형주, 박혜성, 이동기, 홍성민, 이용백 등. 이들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신세대 미술의 효시로 등장했던 ‘뮤지엄’ ‘황금사과’ ‘서브 클럽’ 등 소그룹 운동의 주인공들. 그룹 운동이 가라앉으면서 각자 나름의 창작활동을 펼쳐왔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미술의 방향을 예감한다. (02) 3142-1693-5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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