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칩 시장만 150억弗…각국 '특허권 전쟁' 시작인간 게놈지도 초안 발표에 따라 21세기 황금산업으로 떠오른 바이오산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약 10만개로 추정되는 인간유전자에 대한 특허권을 획득할 경우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가 따르게 된다. 상용화될 유전자 칩(DNA CHIP) 하나에는 수천~수만개의 인간유전자가 심어지게 되고, 건당 로얄티를 계산한다면 그 수입은 산술적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 바이오산업의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유전자 칩 시장도 2010년에는 15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 일본, 러시아 등 적어도 세계 18개국이 별도로 인간 유전자 서열 해석과 특허권 획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이미 거액을 들여 인간유전자 및 유전정보의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해 민간기업과 공조체제를 구축했으며, 미 특허청은 유전자 특허출원에 국한해 지난해 9월부터 전자출원제도 도입하는 등 다가올 무한경쟁을 대비한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아울러 미국내 선두그룹인 셀레라 제노믹스와 인사이트 제약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민간기업들이 100만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웃 일본의 경우에도 최근 사망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총리도 지난 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유전자연구를 과학기술분야의 최우선사업으로 다룰 것을 선언한바 있다.
국내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 현상이 도래하고 있다. 1996년까지 매년 10여개에 불과하던 바이오벤처 설립 수는 1998년과 1999년에는 40개를 넘어섰고, 올해는 그 숫자가 훨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삼성정밀화학 LG화학 제일제당 대상 SK케미칼 등 대기업들이 바이오산업에 막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해 명실상부한 ‘바이오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벤처를 보면 게놈연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거품도 보인다. 그러나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바이오니아, ㈜IDR, 한국인 유전자를 서열분석하고자 하는 마크로젠, 유전정보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몰소프트, 바이오인포매틱스 등 본격적인 벤처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 바이오벤처들은 의약산업의 막대한 부가가치를 둘러싼 세계적 경쟁에 뛰어든 셈이라 벤처 본연의 높은 위험성을 맞대고 있다. 국내 생물학 연구수준 자체가 선진국의 60%, 태동기 수준이기 때문에 그 어떤 기업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바이오벤처는 인터넷벤처와 달리 아이디어보다 자체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회수 기간이 더욱 길다고 말하고 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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