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예술은 말로 미적체험하는 행위"‘양의도 모를/ 한의도 모를/ 몸말의 문법이 있다/…/ 無明(무명)의 차원에 피어오른/ 몸말/ 몸말의 문법도 모르면서/ 몸으로 하루하루를 때운다’(‘몸말의 문법’ 부분)
원로시인 성찬경(70)씨가 제3회 ‘말예술’ 공연 ‘야오 씨와의 대화’를 펼친다. 30일부터 7월2일까지 오후 7시 서울 대학로의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말예술은 그에 따르면 “우리의 말삶 (언어생활)에 예술적 지향과 의식을 보탠 행위”이다. 더 쉽게는 “소리내서 하는 말을 가지고서 청중에게 즐거움과 미적 체험과 깊은 감명을 주려는 행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 낭독과 비슷하지만 낭독자가 ‘예술행위’를 의식하고서 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공연자의 의식동기가 시 낭독과는 확연히 구별된다고 성시인은 강조했다.
등단한지 44년, 대학 (성균관대 영문과) 교수와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한 성씨가 처음 말예술을 공연한 것은 96년 12월이었다. 시 낭독회의 한계를 절실히 깨닫고서였다.
이번 공연은 97년에 이어 3년만에 열리는 세번째 공연이다. 그의 말예술 공연은 일종의 문학 퍼포먼스 (행위예술)이다.
“시야말로 모든 말의 형식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뜻이 깊은 말의 형식”이지만, 지금 이 시가 일반 대중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성씨가 말예술 공연을 시도한 이유였다.
성씨가 구상, 박희진 시인 등과 함께 79년부터 매주 수요일 서울 바탕골예술관에서 여는 ‘공간 시 낭독회’도 7월이면 240회를 맞는다.
하지만 그는 요즘의 시 낭독회가 매너리즘에 빠져 천편일률이 되거나 청중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이 말예술 공연을 시도했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공연은 다행히 커다란 호응으로 새로운 퍼포먼스의 형식을 창출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도 성씨는 자작시를 때로는 웅변으로 때로는 연극적 대화, 만담, 개그, 창의 요소를 살리면서 그 어느 장르도 아닌 ‘몸말’의 형식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욕이다.
시인이자 재즈평론가인 아들 성기완(33)씨가 음악을 맡아 부자(父子) 합작공연을 펼친다. 문의 (02)302-6717
하종오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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