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자…이은하…이정현춤추는 가수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서서 얌전히 손을 앞으로 모으고 노래를 하는 게 관례였다.
‘진짜’ 춤과 노래를 선보인 가수는 김추자. 1969년 ‘늦기 전에’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로 데뷔한 그녀는 현란한 율동과 사이키델릭한 노래로 TV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펄시스터즈’, ‘토끼소녀’ 등으로 명맥이 이어지기는 했으나 한동안 김추자의 후계자라 할만한 가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밤차’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은하는 노래와 춤 실력을 겸비한 김추자의 후계. 엉덩이를 흔들며 손가락으로 연신 하늘을 찌르는 포인트로 춤을 마무리한 이은하의 춤은 초등학생 장기자랑 시간의 단골메뉴.
이어 나타난 스타가 김완선. 가창 실력은 떨어졌지만 춤을 추면서 하늘로 눈을 치켜 뜨는 ‘삼백안(三白眼)’의 매력에 브레이크 댄스를 가미한 섹시한 춤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나미, 민혜경 등 선배 댄스가수들은 조용히 자리를 물려 주어야 했다.
남자가수들의 춤 시대도 도래했다. 80년대 후반 백댄서 출신들이 결성한 3인조 소방차는 아크로바트를 능가하는 고난도의 춤을 선보이며 따라하는 춤이 아닌 ‘감상하는’ 춤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진짜 춤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우리 가요 흐름을 댄스로 바꾼 ‘서태지와 아이들’이후. 그들의 브레이크댄스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가요계에 힙합과 댄스 열풍이 불었다.
복싱춤의 ‘현진영과 와와’, 랩댄스를 보인 혼성듀오 ‘철이와 미애’등이 잇달아 나타났다. 90년대 중반엔 ‘룰라’ 김지현이 엉덩이를 탁탁 치면서 추는 요염한 춤으로 90년대를 달구었다.
‘도리도리춤’으로 시작된 테크노 댄스는 요즘 가장 일반적인 춤의 경향. 이정현, 전지현 등이 테크노 춤을 널리 알린 ‘수훈갑’인 연예인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