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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여진, 국민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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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여진, 국민은 불안하다

입력
2000.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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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 밥그릇 싸움에 환자들만 고통"병원폐업 사태는 25일 해결의 물꼬를 텄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약사법 개정방침에 약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다 7월1일 의약분업 실시 여부조차 준비 미비와 법안처리 여부로 불투명한 상태여서 여진(餘震)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신촌세브란스 병원 중환자실 보호자 김모(33·여)씨는 “정부의 약사법 개정방침에 약사회가 당장 반발하는 것을 보니 또한차례 의료대란이 몰아칠 모양”이라며 “앞으로도 양쪽의 밥그릇 싸움에 애꿎은 환자들만 몸고생, 마음고생에 계속 시달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강모(58·서울 도봉구 쌍문동)씨는 “의사나 약사 모두 만족할 만한 법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병에 걸리지도 못하겠다”고 불안해 했다. 한달째 국립의료원에 입원중인 김성무(金盛武·37)씨도 “약사법 개정안 논의과정에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며 “또다시 악몽이 올까 두렵다”고 말했다.

의약분업을 둘러싼 갈등이 도무지 수그러들지 않자 시민들 사이엔 “양측 모두 만족하는 안이 나올 때까지 의약분업을 연기하자”“분업 안하는게 속편하겠다” 등 분업연기 및 반대론까지 대두하고 있다.

사실 7월1일 의약분업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 돼버렸다. 내달 18일 약사법 개정시한까지 잠정적·임의적 실시가 불가피한데다 병원과 약국 모두 구체적인 준비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 종로구 연세약국 정하원(40)약사는 “시행일이 코 앞인데 의료보험요율과 청구요율, 처방양식도 정해진 게 없다”며 “병원에서 조제를 요구한 약을 모두 준비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선 병원과 약국들은 “보건복지부에서 의약분업 관련 세부지침을 받지 못했다”며 “전문의약품이 뭔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고 털어놓고 있다.

시민 정은희(29·경기 성남시)씨는 “당장 의약분업을 코 앞에 두고도 어디까지 진료와 조제를 나눈다는 것인지 이해 안가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혼란스러워 했다.

의사에 대한 신뢰감 상실과 의보수가 인상으로 인한 국민부담 증가도 넘어야 할 과제. 회사원 최윤진(崔允珍·30·여)씨는 “의사들을 더이상 ‘선생님’으로 부르거나 존경하고 신뢰하는 마음이 사라졌다”며 “월급쟁이들에게 또다시 세금부담을 지울까봐 걱정부터 앞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 이강원(李康源)사무국장은 “국민-정부-의사-약사의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의약분업안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 것”이라며 “분업 준비는 고사하고 약사들의 집단행동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강훈 기자

hoony@hk.co.kr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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