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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스타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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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스타 경찰관'

입력
2000.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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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 경찰상을 꼽으라면 역시 영국 경찰이다. ‘보비’란 애칭으로 잘 알려진 거리순찰 경찰관이 그 상징이다. 하나같이 단정한 용모와 훌륭한 체격에 둥근 돔형 모자, 깔끔한 제복과 어울려 절제된 권위와 멋을 느끼게 한다. 몸가짐도 절도와 여유를 갖춰 대영제국의 전통과 안정된 민주사회의 정연함을 과시한다. 그들은 영국 거리의 스타다. 청렴도 또한 남 다르다니, 영국인들 스스로 ‘경찰은 나라와 국민 수준의 표상’이라고 자부할만 하다.■어수선한 시국에 난데없이 진부한 영국 경찰얘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요즘 우리 경찰은 ‘깨끗하고 건강한 경찰’이 될 수 있도록, 열악한 근무여건에 비해 형편없는 보수를 제발 좀 올려 달라고 전방위 로비를 하고 있다. 관련 학계 등 연고를 총동원해 처우개선을 호소하고, 일선 경찰관들이 신문 독자란과 인터넷 게시판에서 인해전술을 펴고 있다. 영국 경찰과는 이미지가 사뭇 다른 그들의 봉급타령이 어설프지만, 다른 한편 절박한 호소에 동정이 간다.

■위험하고 고된 근무에 시달리는 경찰이지만 보수는 다른 공무원보다 오히려 적은 편이라고 한다. 온종일 매연속에 사는 교통요원 수당이 하루 3,000원이라는 등의 실태를 열거하지 않더라도, 한결같이 후줄근한 경찰의 모습이 그 애환을 대변한다. 나라가 못 살 때는 그래도 제복이 초라하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경찰관들의 겉모습이 경비용역회사 직원보다 낫지 않다. 거리 곳곳에서 시위 진압대가 식사하는 형편을 보면, 나라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경찰은 나름대로 지난해 부터 개혁노력을 기울여 시위 진압방식 개선, 미성년 매매춘단속 등에 성과를 거뒀다. 개혁을 이끈 경찰청장은 최근 미국 비즈니스 위크지의 ‘아시아 스타 50인’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경찰청장이 스타가 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부패척결과 자질향상 등 진정한 개혁은 아직 한참 멀고, 이는 결국 처우문제로 귀결된다. 영국처럼 거리의 경찰관들이 스타가 될 수 있도록 사회가 배려할 필요가 있다. 나라의 수준을 위해서다.

/강병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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