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경제협력 추진하면 자금난에 처한다?”북한에 많은 투자를 했던 기업들이 자금사정 악화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화의상태 등에 처해있다는 ‘경협괴담’이 최근 재계에 나돌자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특수를 노리던 기업들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 진출후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 기업은 고합. 고합은 95년 북한 광명성 총회사와 합영·합작사업으로 남포, 나진, 선봉, 평양 등에 의류, 봉제, 직물사업을 추진해 왔다. 당시 정부 승인도 받았고 고합물산과 북측이 계약서까지 작성했으나 98년 11월 고합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사업 추진이 중단됐다. 고합은“계약서가 2004년까지 유효한 만큼 워크아웃에서 벗어나는 2002년 말이나 2003년 초부터 투자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
㈜대우는 북한과 합영회사인 민족산업총회사를 설립, 96년부터 남포공장에서 가방, 봉제, 의류제품 등을 생산해왔으나 지난해 그룹이 위기를 맞으면서 현재는 인력 대부분이 철수하고 사업도 거의 중단된 상태.
96년부터 금강산개발사업과 관광사업을 추진하던 태창도 98년5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화의상태에 돌입했다. 태창은 이후 금강산샘물 사업을 추진, 최근에는 북한산 샘물을 국내시장에 반입한 바 있다.
신원은 북한에서 의류봉제가공업을 추진하던 중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금강산사업 등 북한진출이 가장 활발했던 현대그룹도 최근 유동성위기를 겪었다.
재계 관계자는 “북한투자로 기업이 자금난에 처한 것이 아니라 외환위기로 인해 어려워졌다고 봐야한다”며 “그러나 북한 투자가 아직 채산성이 불확실한 상태이므로 신중한 자세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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