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볼모로 삼은 대정부 투쟁은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의사들의 주장을 귀담아 들어보지도 않은 채 벼랑끝으로 내몰아서도 안됩니다.”신촌세브란스병원 허갑범(許甲範·내과·사진)교수는 23일 ‘제자들의 집단폐업’에 대해 스승과 대통령주치의라는 입장에서 “곤혹스럽다”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의사들의 충동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이 아닌 해묵은 감정의 표출”이라며 “이날 발표한 정부 대책안도 수십년간 되풀이됐던 의료정책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허교수는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바쁘기도 하지만 최고 통치자를 모시는 한사람으로서 처신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의사들의 불친절 등 과거의 행태들 중에 지탄받을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악감정을 가지고 회초리로만 해결하려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허교수는 “정부와 의사협회는 서둘러 대화로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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