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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황벽화에 반해 석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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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황벽화에 반해 석굴생활

입력
2000.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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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란주대 유학생 서용씨실크로드를 따라서 서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돈황(敦煌). 돈황하면 한국인들은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쓴 신라의 고승 혜초(慧超)를 먼저 떠올린다. 22일 발굴 100주년(23일자 14면 보도)을 맞아 찾아간 이곳에는 또다른 한국인이 있었다.

서용(徐勇·38·란주(蘭州)대 돈황학 박사과정)씨는 돈황의 석굴벽화에 빠져 4년째 이곳에서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서씨는 서울대 동양화과 졸업후 한중수교가 되던 1992년 중국에 왔다. 베이징(北京) 중앙미술학원에서 벽화로 석사를 했다. 97년 3월부터는 아예 벽화의 보고 돈황 막고굴(莫高窟)속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돈황에서 젊은 예술인의 고뇌와 공허감을 극복했다고 말한다. 그는 “주관이 결여된 채 남들이 하는대로 무작정 따라하거나 시대가 요구하는 강박관념 때문에 맹목적으로 허상을 쫓다가 돈황벽화를 대하는 순간 개안을 했다”고 말했다.

“1,600여년전의 돈황벽화에서 이보다 더 현대적일 수 없는 완벽한 예술을 보았다. 옛것에서 가장 현대적인 것을 찾으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야 한다는 예술가로서의 강박관념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는 서씨는 앞으로 동북3성에 있는 장군총, 무용총 등으로까지 공부를 확대, 고구려 유적의 벽화를 모사해 내실을 한국에서 재현내는게 꿈이다.

또 한국문화의 모태가 된 중국 돈황 불교예술을 한국에 제대로 전파하고 학생 및 문화학술교류를 통해 관심을 일깨우는 것이 바람이다. 서씨는 박사과정을 마친 뒤 내년 벽화기법 및 벽화재료학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돈황(敦煌)=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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