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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71년만에 정권교체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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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71년만에 정권교체될까

입력
2000.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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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실시되는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71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것인가.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22일 멕시코의 대선전에서 집권 제도혁명당(PRI)의 프란시스코 라바스티다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행동당(PAN)의 빈센테 폭스 후보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달 26일 미국의 댈러스 모닝뉴스가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모두 33%를 얻어 박빙의 승부가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라바스티다 후보가 지난해 11월 PRI 창당 70년만에 이루어진 당내 예비선거에서 승리했을 때만 해도 폭스를 5-10%포인트의 차이로 크게 리드했었다.

하지만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4월 25일 실시된 1차 TV토론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폭스 후보가 토론에서 “이대론 안된다”며 집권당의 장기집권에 따른 국민들의 염증을 자극, 라바스티다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조그비 인터내셔널의 지난달 7일 여론 조사 결과, 폭스는 46.2%의 지지율을 얻어 41.6%에 그친 라바스티다에 대한 역전에 성공했다.

PRI에서는 대선전에 ‘빨간불’이 켜지자 유약한 이미지의 라바스티다를 새로운 후보로 교체해야한다는 ‘후보교체론’까지 제기되는 등 위기감이 팽배했다. PRI는 폭스 후보의 상승세를 견제하기 위해 자당의 대중 인기 정치인을 대거 동원, 안정론과 후보자질론을 내세워 ‘폭스 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거전이 막판에 접어들면서 관권·금권을 동원한 선거부정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과 재야단체는 남부 치아파스주에서의 경관 집단 학살사건 등 사회불안조성이 여당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폭스 후보는 여당의 이같은 집요한 공격에 대해 일당독재에 따른 부패의 척결과 공직사회 개혁을 내세워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에 다가서고 있다. 그는 최근 다른 야당진영이 잇달아 자신을 지지하는 등 세(勢)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점을 들어 정권교체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관건은 71년간 유지해온 여당의 탄탄한 조직력과 폭스의 지지기반인 중산층 및 젊은층의 ‘바꿔’열풍중 어느 쪽이 더 힘을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여촌야도(與村野都)’현상을 보여왔으며, 지금도 그 양상은 크게 변함이 없다. 유권자수도 농촌이 도시보다 많다. 따라서 라바스티다는 농촌·저학력·저소득층을, 폭스는 도시·고학력·중산층을 주 지지기반으로 삼으면서 상대방 지지층 공략에 마지막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평생관료'...경제전문가 - 야당후보 폭스

집권 제도혁명당(PRI)의 대선후보인 프란시스코 라바스티다(58)는 평생 관료생활을 해온 경제전문가다.

멕시코자치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1962년 공직생활을 한 이래 승승장구, 1982년 에너지장관에 올랐다. 1986년 시날로아주 주지시에 선출된 그는 1년간 포르투갈 대사를 지내다 1995년 에르네스토 세디요 대통령에 의해 농무장관에 임명된뒤 지난해 내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PRI가 창당된지 70년만에 처음 실시한 예비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으나 역대 대선 후보중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나화토주 안정화주도 - 야당후보 폭스

국민행동당(PAN)의 대선 후보인 비센테 폭스(58)는 71년만에 멕시코의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야당후보로 꼽힌다.

코카콜라 영업사원 출신인 그는 30대 중반에 멕시코 코카콜라의 사장에 오를만큼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물로 연방하원의원을 거쳐 중부 과나화토주의 민선 주지사를 지냈다.

그는 주지사 재임 5년동안 과나화토주에 수출자유지역을 설치, 막대한 외자를 유치해 실업률과 인플레를 잡는데 성공했다. 또 부정부패와 빈부격차로 인한 치안문제도 해결, 과나화토주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가장 안정된 지방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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