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북한에 정식 수출하는 코카콜라가 21일 북한에 반입됐다.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의 로브 배스킨 대변인은 코카콜라를 실은 트럭이 21일 중국 단둥(丹東)을 출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도착했다고 확인했다. 코카콜라는 미국의 대 북한 경제제재조치 완화 이후 미국상품으로는 공식적으로 처음 북한에 수출됐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북한에 공식적으로 진출하기 전부터 평양에서 이미 시판됐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제3자가 코카콜라사로부터 제품을 구입해 북한에 넘기는 방식으로 흘러든 것이다. 지난 1980년대 말부터 북한내 외화상점에서 세븐업, 코카콜라, 환타 등 코카콜라 제품들이 대대적으로 판매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캔의 경우 대략 ‘외화와 바꾼 돈표’ 1원(1달러=2.14원), 1.5ℓ들이 병은 2원 가량에 판매된다.
김정일(金正日)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이 지난 1992년 12월 백두산 항일혁명 전통이 청년들에게 계승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말한 대목에서도 코카콜라가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우리는 (청년들에게) 코카콜라를 먹일 것이 아니라 백두산 들쭉단물(주스)을 먹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유력문학지의 하나인 ‘조선문학‘이 지난 1월호에 “우리는 이렇게 허리띠를 조이면서도/ 서양의 코카콜라는 얻어마시지 않았다/ 시뻘건 흙탕물을 마실지언정 제나라 물을 마시었다” 는 구절이 들어있는 조선작가동맹 시인 김명익씨의 ‘조선사람들’이라는 시도 실었다.
코카콜라는 소련과 중국 시장 개방 당시에도 가장 먼저 진출한 기업이었다. 특히 코카콜라는 소련시장을 놓고 펩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서방국들이 동구국들의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식음료 등 소비재 제조 기업들이 먼저 들어가고 후에 내구재 제조업의 본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볼 때 코카콜라는 미국 기업들의 대북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코카콜라의 경쟁사인 펩시도 이날 북한에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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