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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soccer/유고 축구선수들의 오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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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soccer/유고 축구선수들의 오만함

입력
2000.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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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유고전이 끝난 뒤 이 난을 통해 한국선수들의 개인기를 크게 칭찬했다. 며칠 지나 유고의 한 선수매니저(수원의 샤샤 등을 이적시킨 에이전트)와 저녁을 함께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서 아주 참담함을 맛보았다.그에게 “유고가 그렇게 못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그때까지도 풀리지 않았던 의문을 제기했다가 그의 대답을 듣고 정말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1차전을 앞두고 선수 6명이 술을 마셨지요. 2차전을 앞둔 전날엔 8명이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오다 감독과 호텔에서 마주쳤어요. 팀분위기가 말이 아니었죠.” 경기전날 술마신 선수들이 못 뛰는 것은 당연했다.

외신을 통해 유고선수단의 갈등분위기가 보도되긴 했지만 한참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기자가 쓴 기사가 결국 ‘오보’였다는 자괴심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유럽선수권을 앞두고 전력점검차 가진 평가전인데도 그렇게 방종한 행동을 한 유고선수들의 오만함때문이다. 유럽선수권서 가볍게 8강에 오른 막강한 전력의 유고선수들은 말하자면 한국축구와 팬들을 우롱했던 것이다.

절대 우리 선수들의 실력을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이어 열린 이란 4개국대회에서 마케도니아와 이집트의 성인대표팀을 이기고 우승했으니 칭찬받을만 하다. 하지만 세계적인 강호 유고와의 두차례 무승부를 우리 선수들은 다시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축구협회 역시 평가전 기준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고선수단의 초청개런티는 아마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정도로 추정된다.

유고는 전지훈련과 유럽선수권 참가경비 마련을 위해 중국 한국 홍콩을 경유하는 ‘아시아투어’를 계획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자세는 유고는 물론 한국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국제관례에 어긋나긴 하지만 경기결과에 따라 개런티에 차등을 두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협회가 유고 협회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축구담당 기자로서 참담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유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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