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코트에선 나도 타이거 우즈 못지 않다.”골프천재 우즈는 아니지만 또 한명의 미국인의 드라마가 예고돼 있다. 영국 런던의 외곽 윔블던 잔디코트에서 26일부터 2주동안 열전에 돌입하는 2000 윔블던테니스대회는 개막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온통 피트 샘프러스(28·미국)에게 맞춰놓고 있다.지난달 30일 프랑스오픈 1회전서‘클레이코트징크스’를 떨치지 못하고 복병 마크 필리포시스에 2-3으로 무릎꿇었던 샘프러스는 윔블던우승컵을 6차례나 가져간 ‘윔블던의 황제’다.
그는 로이 에머슨과 함께 4대 메이저대회 통산 12회 우승기록을 갖고 있어 이번 기회에 역대 최고의 자리를 꿰찰 태세다.
영국만 오면 신이 나는 샘프러스다. 잔디코트는 그의 주무기인 강서비스에 가속을 붙여 상대방을 얼어붙게 만든다.
남자부 샘프러스 7번째 우승 '따논 당상'
여자부 데이븐포트 2연패, 힝기스 저지할까
서비스속도가 크게 반감되고 코트를 좌우로 넓게 사용해야 하는 클레이코트서 5할 승부도 못내던 샘프러스가 잔디코트에서 거둔 전적은 무려 85승15패. 그는 이미 우승을 확신한 듯 가족들을 위한 비행기티켓 예매도 끝낸 상태다.
샘프러스의 도전자는 지난해 준우승자 앤드리 애거시(30·미국)와 퀸스클럽대회서 그를 물리친 호주의 신예 레이튼 휴이트. 애거시는 한달가까이 적응훈련을 했지만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흠. 스타일이 비슷한 휴이트는 경험부족이 약점이다.
여자부서는 미국의 린제이 데이븐포트(24)의 2연패(連覇) 꿈을 ‘알프스소녀’ 마르티나 힝기스(20·스위스)가 가로막느냐가 관심사다.
샘프러스처럼 ‘레드(클레이코트)콤플렉스’를 앓았던 데이븐포트는 1997년 이후 만 3년만에 정상등극을 노리는 힝기스를 잡고 지난해 우승이 기적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미국의 윌리엄스자매도 도전자로 불리고 싶어하지만 세레나(19)는 이 대회출전 경험이 한차례에 불과하고 비너스(20)도 부상이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프랑스오픈의 스타 마리 피에르스(25)의 선전이 기대된다.
123년 역사의 윔블던우승컵을 켄트후작으로부터 직접받을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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