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적 자극 벗어나 섬세한 분위기 초점개봉(5월27일) 한달도 안돼 전국 76만명(서울 24만명). 순제작비 11억원의 작은 영화‘동감’은 이렇게 ‘반칙왕’에 이어 올해(6월 현재) 두번째 흥행작이 됐다.
의외다. 시사회가에서의 반응은‘생각보다 괜찮다’는 정도였다.
물론 유지태라는 스타의 힘이다. 지방관객수가 많은 것이 증거다. 애틋한 사랑이 존재하고, 20년간의 세월을 사이에 둔 두 이야기가 깔끔한 패스트 푸드처럼 처리된 것도 매력적이다.
멜로의 감초지만 함정이기도 한 ‘눈물’도 최대한 절제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요즘 영화치고 이 정도 스타가 나오지 않는 영화가 있나. 스타가 나오니 반짝 스타를 기용한 날림기획이라는 비난도 들을 법하고, 이야기도 밋밋한 편이다.
제작자인 한맥영화 김형준대표는 ‘그간 호된 수업료를 지불한 충무로 제작자의 승리’라고 단언한다.
요즘 영화를 만드는 것은 충무로 자금이 아니라 투자사들 돈이다. 대작이나 뚜렷한 장르영화를 선호한다.
“요즘 젊은관객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만들어라” 이런 식의 주문이다. 직접 투자하는 대신 제작비를 적게 들였다.
유지태, 하지원 등 주연배우가 모두 뜨기 직전 캐스팅돼 주인공 5명의 출연료가 2억원이 안들었다. 관습적 자극 대신 가늘지만 섬세한 쪽으로 영화 분위기를 잡았다.
관객층을 설정하고, 그들의 기호에 맞춘 영화가 철저히 참패하는 요즘 영화계. ‘동감’의 성공은 영화는 공산품이 아니라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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