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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통일·梁차관 '집안싸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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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통일·梁차관 '집안싸움'하나

입력
2000.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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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상위 답변서 얼굴붉혀20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회의는 통일부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답변을 둘러싸고 장·차관끼리 얼굴을 붉히며 대립했고 장관이 시종 답변에 쩔쩔매는데도 뒷좌석의 간부들은 고개를 숙인 채 거의 조언조차 하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도 한심하다는 듯 ‘지원사격’을 포기하고 사태를 관망했다.

박재규(朴在圭)장관은 야당 의원들이 남북정상간의 단독회담 대화록 제출을 요구하자 “응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국가 최고기밀사항에 대해 왜 함부로 말하느냐”는 여당의원의 호통을 듣고 서둘러 정정했다.

이날 압권은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의 공항영접을 사전에 알았느냐 여부를 놓고 빚어진 장·차관의 엇갈린 답변. 박장관은 “몰랐다. 거짓말하면 성을 갈겠다”며 양영식(梁榮植)차관을 성난 얼굴로 쳐다봤고 사전에 알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프레스 센터에서 발표했던 양차관은 ”평양 상황실에 조회, 지침에 따랐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박장관은 다시 사전에 몰랐음을 강조하며 “평양행 비행기안에서 김영남이 나올지, 김용순이 나올지 수행원들끼리 내기까지 할 정도였다”고 언급,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 상황에서 내기라니…”라는 말이 방청석에서 튀어 나왔다. 답변을 끝내고 자리에 돌아 온 양차관은 간부석을 향해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라고 억울하다는 듯 항변했다.

야당의원들은 평양 상황실에서 보낸 당시 문서를 제출하라고 다그쳐 정회후 다시 열린 회의에서 박장관은 “전화로 그쪽에서 불러줘 쪽지에 메모를 했는데 이를 곧장 파기, 문서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평양상황실과의 교신내용이 대외비 문서로 엄격히 보관·관리될 것이라는 예상을 깬 답변이었다.

한 여당의원은 “장관이 국군 포로문제는 고사하고 김대통령의 3단계 통일방안과 정부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차이점을 추궁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변변히 답변도 못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팀워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조직”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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