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10억원대 특별조직…운동권출신 다수의료계 집단폐업을 주도하고있는 대한의사협회는 어떤 단체일까. 11월로 창립 92년째를 맞는 의협은 불과 1년전만 해도 사회복지증진, 국민보건 향상을 위한 의도(醫道)의 앙양, 의학 및 의술의 발전 보급 등 정관에 충실해온 의료인 단체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15일 의료보험 약가가 30.7% 떨어지면서 ‘강성단체’로 돌변했다. 동네의원 수입의 30-40%를 차지하던 약가마진이 한꺼번에 없어지자 4만4,000여명의 회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후 의협은 그해 11월3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의 1차 전국 의사대회, 지난 2, 4월 집단휴진에 이어 이번 집단폐업에 전국 병원의 90%를 동원할 정도의 단결력과 행동력을 과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의협이 투쟁을 이끄는것으로 보이지만 ‘주역’은 산하 특별위원회인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다. 의쟁투가 처음 결성된 것은 지난 1월로 김재정(金在正·60) 현 의협 회장이 초대 위원장이다.
서울시의사회장 출신인 김회장은 의쟁투 위원장으로 전격 추대돼 2차례의 집단휴진을 주도했고, 4월 의협 회장선거에 당선됐다. 의협의 한 관계자는 “30-40대 젊은 의사들이 김위원장을 투쟁의 선봉에 서게 만든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의협 내부의 ‘별동대’로 불리는 의쟁투는 의협 특별조직으로 연 회비와 관계없이 회원들로부터 수시로 받아 적립한 예산만 10억원이 훨씬 넘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신문광고 등 대외 홍보비는 여기서 집행된다.
그러나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구성원의 면면이다. 2대 신상진(申相珍)위원장은 서울의대 운동권 출신. 시국사건으로 1년동안 투옥된 경력이 있고, 입학 14년만에 졸업해 경기 성남에서 개업했다. 성남에서는 무료진료 등 활발한 봉사활동으로 인지도가 높다.
의쟁투의 ‘입’인 대변인 사승언(史承諺)총무는 한양대 의대출신의 정신과 의사로 신위원장과 함께 의권투쟁을 선도하고있다. 상근자 5명과 중앙위원 32명도 의대 학생회 활동을 거친 경력을 갖고있다.
의쟁투의 강경노선에 비해 의협 집행부는 다소 보수적이라는게 내부 평가다. 의쟁투 관계자는 “선배들이 그동안 잘 해왔다면 젊은 후배들이 지금처럼 고생 하지 않을 것”이라며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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