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정몽구회장은 전문경영인 인가. 얼마 전 한국일보 오피니언 페이지의 ‘당신의 생각은’을 보면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 현대차회장은 오너 2세이기는 하나 자동차 분야에서 30년을 근무해왔고 현대·기아회장에 취임한 후 6,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냈다. 경영전문가들도 최소 10년이 걸린다고 했던 난관 극복의 성공사례라는 것이 긍정론의 논리다.■반면 부정론을 말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가 이렇다. ‘정몽구씨는 아버지가 정주영씨이기 때문에 주식지분이 많은 사람이다. 전문경영인이라기 보다는 창업 1세대의 후광을 입은 오너에 불과하다. 늦기 전에 빨리 경영권을 양도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같은 독자들의 의견을 보면 ‘3부자 동시 퇴진’을 발표하고도 아직도 뒤처리가 매끄럽지 못한 것이 현대그룹의 현주소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가통을 장자가 이어가는 것은 동양의 미덕 이지만 사업은 집안식구들만 딸려있는 것이 아니고 주주 종업원 등 여러 사람이 관여하고 있는 만큼 자식 중에서 경영능력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하고 없을 경우 밖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후계구도에 대한 첫 언급이다. 기업을 누구한테 물려주겠다는 것이 뉴스가 되는 것은 우리 기업문화가 아직도 척박하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과 오너중 누가 기업을 맡는 것이 더 능률적이냐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 시장만이 정확히 판단할 것이다. 전문경영인 자질을 갖춘 오너가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것이 좋겠지만, 우리의 경우 그런 케이스는 별로 많지 않다. 재벌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도 이에 연유하는 바가 크다. 정 현대차 회장은 “흑자내고 고용유지하며 경영 잘하면 전문경영인이 되는 것”이라고 스스로 말했다. 그렇다면 정 현대차회장과 이재용(삼성 이회장의 장남)씨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어떤가. 당신의 생각이 모여 여론을 형성하고, 그것은 시장 평가의 기본이 된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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