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야유회? 놀이공원이 있잖아가족을 동반한 직장의 단체 야유회는 모두가 바라는 즐거운 소풍? 옛날 이야기이다. 요즘은 짜증이 먼저 난다.
모처럼의 휴일을 회사에 반납해야 하는데다 프로그램도 시들하다. 학교 운동장에 모여 공을 차거나 힘들게 산을 오르는게 대부분이다.
가장들은 술판을 벌이고 부인들은 뒤치닥거리에 바쁘다. 심심한 아이들은 일정이 절반도 지나기 전에 칭얼대기 시작한다. 모두가 만족하는 직장 야유회는 없을까? 요즘 놀이동산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랜드, 에버랜드등 서울 외곽의 놀이동산에 직장 단위의 단체 입장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서울랜드는 지난해 모두 7,000여명의 기업 야유회 입장객을 유치했는데, 올해에는 상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그 숫자를 넘어섰다.
연말까지 1만5,000여명이 직장 야유회를 통해 입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버랜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상반기 기업 야유회 입장객은 3만6,000여명. 올해에는 21일 현재 6만2,000여명이 찾았고 이미 7월말까지의 예약이 완료된 상황이다.
놀이공원이 직장 야유회 장소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 그 중 으뜸은 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놀이시설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매력적인 곳. 모처럼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환호하는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아깝다. 가장의 입장에서는 직장에 충성하는 것은 물론 가족으로부터 점수도 따는 행복한 하루가 아닐 수 없다.
프로그램 진행도 수월하다. 핸드마이크를 들고 목이 터져라 참가자를 통솔할 필요가 없다.
단체 레크리에이션등 특별한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가족들 단위로 자유롭게 즐기기 때문에 색다른 아이디어를 짜내는 고통을 피할 수 있다.
가족끼리 찾을 때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든다는 점도 매력이다. 10-20% 할인된 단체요금이 적용되고, 개인입장객에게 판매되지 않는 저렴한 패키지 티켓을 이용할 수도 있다.
에버랜드의 경우 꼭 이용하고 싶은 놀이기구 3-5개를 선택할 수 있는 빅3, 빅5 할인티켓을 판매한다.
놀이동산으로부터 특별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서울랜드는 직장 야유회팀에게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삼천리대극장을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지난 달에는 대한페인트사의 직원과 가족 1만8,000여명이 서울랜드를 찾아 삼천리극장에서 흥겨운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졌었다.
휴일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일 경우, 평일을 선택해 찾는다면 더욱 신난다. 모든 시설을 거의 독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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