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종합미디어 회사인 비방디와 캐나다의 시그램이 합병, 미국의 AOL-타임워너에 이어 세계 2위의 종합미디어그룹으로 출범한다.비방디와 시그램의 이사회는 19일 320억달러 규모의 합병안에 합의했으며, 20일 구체적 내용을 발표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AOL-타임워너 합병에 견줄만한 두 회사의 합병은 인터넷, 이동통신 등 새로운 네트워크와 컨텐츠의 결합을 통한 뉴미디어시대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방디 유니버설’로 불릴 합병기업은 연간 매출액이 624억 달러에 달해 CBS-비아콤,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 독일의 베르텔스만보다 큰 세계 2위의 미디어그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방디의 네트워크와 시그램의 컨텐츠를 결합해 8,0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유럽의 무선 인터넷, 유료 TV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 이번 합병의 기본 구상이다. 비방디는 1,400만명의 시청자를 가진 유럽 최대의 유료TV 카날플러스,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다폰 에어터치와 합작으로 설립한 인터넷 포탈업체 비자비를 소유하고 있다. 시그램은 영화사인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출판, 음반사업을 하는 폴리그램을 갖고 있다.
새 합병기업 지분중 비방디가 59%, 시그램이 29%를 갖게 되며 나머지 12%는 비방디가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카날플러스가 소유하게 된다. 카날 플러스는 비방디, 시그램 양사의 미디어 및 통신부분과 통합하게 되나 위스키 시바스 리걸로 유명한 시그램의 주류 부문은 매각할 예정이다. 주류 부문은 캐나다 2위의 주류 회사인 얼라이드 도메크사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 회사로 출발한 비방디와 술 회사로 시작해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한 시그램은 이로써 정보통신기업으로의 변신에 크게 성공했다.
합병기업의 회장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는 비방디의 장 마리 메시에 회장은 최근 “AOL-타임워너가 미국 편향적인데 비해 비방디 유니버설은 훨씬 균형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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