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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시민기자'선정된 박종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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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시민기자'선정된 박종태씨

입력
2000.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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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시민기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본사를 찾아온 박종태(朴鐘泰·42·경기 안산시 선부1동)씨. ‘장애인권익지킴이’라고 쓰인 은색 카메라가방을 메고 나타났다.박씨는“제가 하는 일이 장애인이 불편을 느끼는 공공시설을 찾아 다니며 이를 고발하는 일”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서 ‘시민기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 민망했는데도 장애인 복지에 대해 사람들을 일깨울 기회로 여겨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월간 장애인 잡지 ‘열린지평’에 장애인 복지 관련 투고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그가 메고 있는 가방을 자세히 보니 4월15일 본지 ‘독자의 소리’에 실렸던 삽화가 프린트돼 있었다. 지하철에 설치된 장애인리프트가 설치검사기준도 없고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사고가 발생해도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것도 역시 박씨가 투고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는 형식적인 면에서는 눈에 띠게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세심한 부분까지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시민기자상을 받은 그의 5월17일자 투고도 형식적으로 장애인 매표소를 설치해 놓고도 그 앞에 버젓히 철기둥을 세워 놓는, 장애인들에게는 매우 위험하지만 일반인들은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것이었다.

‘열린지평’에서 약간의 생활비를 받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까지 이런 일을 하는 이유를 그는 “사회에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와 팔이 불편한 2급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천주교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 정도 공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96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그는 요즘 서울시에 보다 많은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의 척추라 할 수 있는 서울역에서 경복궁까지 한번 걸어보십시오. 횡단보도는 하나도 없습니다. 장애인이 길을 건너기 위해서는 지하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리프트가 설치된 곳도 없습니다.

장애인은 중심으로 나오지 말라는 말입니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한국일보는 점자신문을 만드는 등 장애인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줘 특히 애정이 많이 가는 신문”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부탁하며 은색 카메라가방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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