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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카오스의 아이들](10)청소년 약물중독'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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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카오스의 아이들](10)청소년 약물중독'유행'

입력
2000.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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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리집 아이도?유성경

약물중독이라고 하면 우리는 히로뽕이나 헤로인을 맞거나 길거리에서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지루함을 잊기 위해,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긴장을 풀고 기분 좋게 하려고, 혹은 모험을 해보고 용감해지려고 술을 마시거나 줄담배를 피고, 본드를 마시거나 신나를 흡입한다면 그 사람은 약물에 중독된 것이다.

서양 아이들이 파티에서 마리화나를 피운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도 우리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빈집이나 놀이터에서 본드를 마신다는 사실은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본드, 부탄가스 등 환각물질을 흡입하거나 신경안정제, 진해제 등을 복용하는 청소년들이 30% 이상이나 된다는 연구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해 준다.

청소년들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약물 종류는 흡입제(본드, 신나, 부탄가스)이다. 그러나 1998년을 기점으로 흡입제 사용은 줄어들기 시작하고 신경안정제, 진해제, 수면제 등 복용하는 약물을 더많이 찾고 있다.

청소년 사이에 약물남용 문제가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지만, 실제로 상담원에 찾아와서 호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약물 중독자의 중요한 특징이 자기문제에 대한 부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를 하다보면 불안을 견디기 위해 상습적으로 각성제를 복용한다고 말한다. 밤마다 수면제를 먹지만 친구들이 다들 그러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험불안 때문이 아니라 공부를 하려고 잠 안 오는 약을 먹는다고 합리화하고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술과 담배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청소년들의 약물중독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남자 고등학교 3학년의 41%, 여자 고등학교 1학년의 10.5%가 흡연을 하고 있으며, 남·여 중고등학생의 20% 정도가 주 1회는 꼭 술을 마신다고 한다. 약물중독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다음 증상이 아이들에게 보이면 약물 중독인지 모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멍청한 상태로 앉아서 허공을 본다.

▲사소한 일에도 자주 웃는다.

▲옷이나 외모에 관심이 저하된다.

▲책임회피의 태도를 보인다.

▲비정상적으로 화를 낸다.

▲학교나 집에서 갑자기 규칙을 지키지 못한다.

▲창고, 지하실에 이유없이 드나든다.

▲외모가 보기 싫게 변한다.

▲콧물이나 눈물을 과도하게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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