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대우입찰 눈앞" 다급그룹 "의결권 MK양도 검토"
공정위 "왕회장 지분 낮춰라"
이달 말로 예정된 현대차 계열분리를 놓고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 공정거래위원회가 ‘3각 신경전’을 벌이고있다. 현대차 계열분리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주영(鄭周永) 전명예회장의 지분(6.8%)과 현대건설이 소유한 지분(2.8%)의 처리 문제.
공정위는 ‘왕회장’과 현대건설 지분 9.6%는 사실상 현대그룹 계열 지분인 만큼 이를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인 동일인 지분한도(3% 이하)로 낮춰야한다는 입장. 그러나 그룹은 “정 전명예회장이 현대계열 주식을 모두 처분한 상태라서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도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가 아니라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현대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 등의 시일이 촉박해지면서 현대그룹이 빨리 지분을 정리, 계열분리를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경한 공정위 입장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지분구도를 볼때 현대가 현대차를 진심으로 분리할 의사가 있다기 보다 왕회장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언젠가 정몽헌이사 진영이 현대차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모그룹의 관련지분이 3% 이하여야 한다는 요건을 현대가 알면서도 왕회장 지분을 보유한 점이 수상하다는 것. 때문에 공정위는 “현대는 현행 공정거래법 테두리안에서 주채권은행과의 약속(6월말까지 현대차분리)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급한 현대차
현대차는 이번주로 예정된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 발표와, 대우차 입찰제안서 접수 등에 앞서 하루빨리 계열분리를 해야하는 입장이다. ‘3부자 동반퇴진’발표에도 불구하고 정몽구(鄭夢九) 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운 현대차는 고려산업개발지분 22.7%를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등 현대그룹 계열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우리가 할일은 끝났고 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지분을 정리하는 일만 남았다”며 “그룹측이 계열분리 신청을 늦추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단호한 현대그룹
현대는 일단 여유를 부리면서도 시장의 요구에 따라 지분 정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지분정리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왕회장 지분은 그대로 두고 현대건설등 계열사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모두 털거나, 의결권을 모두 정몽구회장에 넘기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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