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날림제작 시트콤 웃음도 '불량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날림제작 시트콤 웃음도 '불량품'

입력
2000.06.20 00:00
0 0

[TV읽기] 시트콤 웃음강박증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시트콤(Situation Comedy)을 방송 안 하는 날이 없다. KBS ‘멋진 친구들’부터 SBS ‘돈.COM’까지 방송 3사가 방영하는 시트콤은 무려 7개. 여기에 지역민방 경인(iTV)까지 19일부터 ‘닥터 닥터’를 방송하고 나섰다.

알맹이 없는 억지웃음 양산 말장난 의존 시청자 짜증만

시트콤 열풍은 저렴한 제작비, 최소한의 시청률 확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 시트콤을 빼놓고는 대부분 시청자를 우롱하는 날림의 범람이다. 가장 큰 문제는 웃음 강박증이다.

코미디의 한 장르이니 웃음을 유발해야 한다. 그러나 웃기기에 열중한 나머지 시트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웃음속의 메시지. 그것이 전혀 없다.

시트콤의 원조격인 미국의 가족 시트콤 ‘빌 코스비 가족’과 성인 시트콤 ‘프렌즈’은 보고나면 반드시 가족사랑 등 메시지가 남는다.

반면 우리 시트콤에는 웃음 만을 위한 과장된 몸짓, 개연성도 없는 스토리 전개만이 난무한다.

24일의 SBS ‘돈.COM’에서는 잡지 모델이 되기위해 살빼기 경쟁을 벌이는 무의미한 두 여주인공의 다이어트만 늘어놓았고, KBS‘사랑의 유람선’역시 25일 방송에서 모범사원이 되기위한 여승무원 홍진희와 김가연의 말도 되지 않는 과장 행동의 해프닝으로 일관했다.

시트콤의 재미는 개성있는 캐릭터의 표출 여부에도 달려있다. MBC ‘세친구’의 늘 잔머리 굴리지만 손해만 보는 윤다훈, SBS‘순풍 산부인과’의 사소한 것에 목숨거는 박영규 등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확실한 개성있는 인물과 차별화를 찾을 수 없다.

출연진의 안이한 연기도 문제. 시트콤은 과장되지 않는 자연스러움,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순발력, 의외성을 발휘하는 대사와 표정연출 등 연기하기가 매우 어려운 장르이다.

때문에 대연기자라는 최불암도 MBC ‘점프’에 출연했다 시트콤 연기에 적응못해 중도탈락하기도 했다.

KBS‘멋진 친구들’의 남희석 이휘재 유재석은 연기력 없이 말장난에 의존하는 형편없는 연기로 시청자의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MBC ‘논스톱’의 김지영, SBS ‘돈. COM’의 우희진, KBS ‘사랑의 유람선’의 김가희 등 일부 탤런트들도 캐릭터를 소화하지 못하는 겉도는 연기로 일관하고 있다.

저질대사 의 남발, 획일적인 소재와 직업군 묘사 등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시트콤의 문제점이다.

적은 제작비와 시청률 확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앞다투어 시트콤을 양산하는 방송사들. 철저한 준비를 거친 완성도 높은 것이 아니기에 시청자들의 외면과 비난은 당연하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