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4시간 비상진료대책… 맞광고戰 병행의료계, 폭풍전야 긴장감속 항의전화 곤욕도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의료기관 집단 폐업을 단 하루 앞둔 19일 정부와 의료계는 한치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달았다.
정부는 비상진료대책을 전국 시·도에 시달하고 병·의원의 움직임을 시간대별로 체크하는 한편 의료계와 막판 접촉을 시도했다. 반면 의료계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약분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며 폐업 강행 의지를 조금도 굽히지 않았다.
■정부
의약분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전 직원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리는 한편 국민들에게는 비상진료기관 전화번호를 일일이 안내하는 등 전시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복지부는 집단 폐업에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모든 응급의료지정기관과 보건소, 국·공립병원 등이 24시간 차질없이 가동되도록 일일이 점검하는 등 비상진료대책에 전력을 다했다.
그러면서도 ‘만일의 사고’를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가 병원의 진료 거부로 숨지는 사고라도 나면 끝장”이라며 “국·공립병원 등에 외래환자는 무조건 받도록 조치해 놓았지만 안심이 안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의료계가 막판 접촉 시도를 거부하자 정부 내에는 강경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복지부는 의료계가 최근 집단 폐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신문광고를 연일 게재하자 추가예산을 확보, 맞광고를 내기로 하는 등 종전의 ‘수세’에서 ‘공세’로 완전히 전환했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중앙일간지에 대대적인 홍보광고를 내고 집단 폐업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7월1일 의약분업 시행을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
김재정 대한의사협회장과 신상진 의협 의권쟁취투쟁위원장, 김대중 전공의협회장 등 폐업투쟁 지도부가 모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대한의사협회는 폭풍전야의 긴장감 속에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지도부 대부분이 지난 4일 집회 때 삭발한데다 시민 등의 항의방문에 대비, 정장 차림의 경호원 10여명까지 복도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2층 회의실에는 ‘의쟁투가 무너지면 다시 30년간 억압에 시달릴 것’등 전국에서 올라온 격문 200여장으로 벽면 전체가 도배되다시피 해 의사들의 격한 심경을 대변했다.
3층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사무실에 설치된 전화 3대는 이른 아침부터 지지 및 항의전화가 쏟아져 하루 종일 벨이 울렸다.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하루 평균 200여통의 전화를 받느라 다른 일은 손도 못 댈 지경”이라며 “오늘은 특히 중환자 가족들의 살기 띤 전화가 많아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저녁부터 전국에서 모인 폐업 지도부 100여명은 “의권쟁취” “준비 안된 의약분업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시작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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