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60홈런 이상을 때린 메이저리그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37·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괴력은 역시 돋보였다. 18일 오수나를 상대로 시즌 24호 홈런을 쏘아올린 맥과이어는 19일에도 박찬호의 바깥쪽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시즌 25호 우중월 투런홈런을 터뜨리는 파워를 과시했다.당시 박찬호의 투구속도는 시속 150㎞(93마일)였고 맥과이어의 배트스피드는 146㎞(91마일)였다. 이론적으로 얘기하면 배트스피드가 볼스피드를 못 쫓아 갔기 때문에 우익수 쪽 빗맞은 안타 혹은 플라이, 파울이 돼야 정상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맥과이어의 괴력은 투구속도에 눌렸음에도 불구하고 우중간 펜스 너머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비거리는 127.6m.
박찬호는 1회초 2사 1루에서 거포 맥과이어와 맞닥뜨렸다. 초구에 커브(볼)를 던진 박찬호는 2, 3, 4구를 모두 직구로 구사했는데 볼카운트 1-3에서 제 5구째를 두들겨 맞았다. 2구째는 시속 151㎞(파울), 3구째는 146㎞(볼)였다.
제 4구째 몸쪽볼(구속 145㎞)을 마크 칼슨 구심이 볼로 판정해 박찬호는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이 볼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려도 문제가 없었을 만큼 스트라이크 존을 최대한 활용한 승부구였다. ‘역시 맥과이어’라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낮은 공을 홈런으로 연결시킨 점이다.
박찬호-채드 크루터 배터리는 볼넷으로 진루시켜도 좋다는 심정으로 무릎 보다 낮은, 확실한 볼(직구)을 선택했지만 맥과이어가 그 공을 걷어올렸다. 박찬호로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고 팬들로서는 거포 맥과이어의 솜씨를 재확인한 순간이었다.
/로스앤젤레스=장윤호특파원 changy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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