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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00/'동네북' 英키건감독 독일전 승리로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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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00/'동네북' 英키건감독 독일전 승리로 '영웅'

입력
2000.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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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린 유로 2000 초반 최고 빅카드 잉글랜드-독일전은 잉글랜드 케빈 키건(49)감독과 독일 에리히 리벡(63) 감독의 희비를 엇갈리게한 일전이었다.스타출신의 키건감독은 13일 포르투갈에 역전패했을 때만 해도 언론으로부터 ‘동네북’이었다. 그러나 34년만에 독일전 승리(1-0)를 이끈 뒤 말많은 잉글랜드 축구 팬들과 언론들의 성화를 일시에 잠재웠다. 작전 실패, 지도력 부재라는 비판은 순식간에 찬사로 뒤바뀌었다.

키건의 선수 이력은 화려하다. 리버풀과 함부르크에서 공격수로 뛰던 시절 두차례나 ‘유럽 최고의 선수’에 올랐다. 1980년대 초 은퇴한 키건은 92년 중하위권의 뉴캐슬사령탑을 맡자마자 곧바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99년 대표팀 감독에 올랐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데이비드 베캄, 마이클 오언, 스티브 맥마나만 등 스타들을 ‘팀’이라는 울타리 안에 묶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약기간은 2002년까지.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2006년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현재 테스트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반면 1무1패로 8강행이 불투명해져 지난 대회 우승국의 체면을 구긴 독일의 리벡감독은 잉글랜드전 패배로 퇴진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키건과 달리 무명선수출신인 리벡은 이 대회전까지만해도 감독으로서 성공한 삶을 살아 왔다. 프랑크푸르트, 도르트문트, 레버쿠젠, 뮌헨 등 분데스리가 명문 구단을 이끌며 승승장구 했다.

리벡은 98월드컵 8강에서 독일이 크로아티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책임을 지고 베르티 포크츠감독이 사퇴한 뒤 대표팀 지휘봉을 이어 받았다.

하지만 34년간 한번도 져본 일이 없는 잉글랜드에 패한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할 운명에 처했다. 리벡은 특히 이번 대회 기간 중 베테랑 마테우스(39)의 출전 문제로 다른 선수들과 마찰을 빚는 등 선수단관리에 문제를 노출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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