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사상최다 15타차 우승 진기록상보 제100회 US오픈은 타이거 우즈(25)의 ‘원맨쇼’로 끝났다. 특히 이번 대회는 새 천년의 골프황제 옥쇄가 ‘황금곰(잭 니클로스)’에서 ‘검은 호랑이’에게로 넘어간 사실을 만 천하에 알리는 대관식의 무대였다.
우즈는 19일 오전(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 71)에서 열린 미 프로골프(PGA)투어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총상금 450만달러, 약 50억원)서 보기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는 원숙한 기량으로 4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시종 선두를 질주한 끝에 유일한 언더파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 어니 엘스와는 무려 15타차. 우즈는 이로써 1996년 프로입문 이후 PGA투어 통산 20승(해외 포함 23승), 올 시즌 5승 고지에 올라섰다.
메이저타이틀은 97년 마스터스, 99년 PGA챔피언십에 이어 3번째이며 다음달 브리티시오픈(6월20∼23일)까지 석권할 경우 진 사라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로스의 뒤를 이어 5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며 최연소 그랜드슬래머의 영예도 안게 된다.
또 우승상금 80만달러(약 8억8,000만원)를 보태 시즌상금 총액이 493만1,331달러, 500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고 통산상금도 1,600만달러를 넘어서 1,646만달러로 상금랭킹 1위자리를 굳건히 했다.
골프의 정수를 보여준 라운드였다. 우즈는 전날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우승전선에 돌출할 변수들을 모두 제거라도 하듯 전반 9홀을 무리하지 않고 파세이브에 주력,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넜다.
후반에 들어서자 우승을 자신한 듯 10번홀부터 본격적인 기록사냥에 돌입, 전반과는 달리 과감하게 홀을 공략하며 버디 4개를 잡아 대기록을 작성했다.
파4의 10번홀에서 5m 버디퍼팅을 성공시켰고 파3∼5가 차례대로 자리한 12∼14번홀에선 특유의 역동적인 티샷과 절묘한 아이언샷, 안정된 퍼팅 등 3박자의 하모니를 연출하며 줄버디를 낚았다.
16번홀(파4)에서는 세컨샷이 그린위쪽 러프에 떨어진 뒤 서드샷도 핀 아래쪽 2.5m 지점에 멈췄으나 파세이브로 마무리, 경기내내 따라 다니던 3만여 갤러리를 열광시켰다.
남재국기자
jknam@hk.co.kr
■[타이거 우즈] 3살때 골프와 인연맺은 '천재'
우즈는 누구“100번째 US오픈은 우즈클래식이었다.”타이거 우즈가 유일한 언더파를 기록하며 2위와 무려 15타차로 첫 US오픈우승컵을 거머쥐자 106년 역사의 US오픈을 ‘우즈를 위한 대회’로 부르는 전문가들이 늘어났다.
이 대회 4회 우승과 44년 연속출전의 대기록을 갖고 있던 ‘황금곰’ 잭 니클로스(60)도 이번만큼은 주목받지 못했다. 마지막 무대서 컷오프탈락하며 쓸쓸히 사라진 황금곰보다 떠오른 호랑이, 우즈가 펼칠 더 화려한 기록에 골프팬들은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1975년 12월 30일. 미군이었던 아버지 얼(Earl)씨는 베트남전쟁때 만난 전우 느구엔 펑의 별명을 갓 태어난 아들이름으로 지었다. “내 아들도 친구못지 않는 용맹성을 갖추길 바란다”고 기대했던 그는 3살짜리 아들에게 골프채를 처음으로 쥐어줬다.
우즈는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 골프역사를 어렸을때부터 바꿨다. 첫 스승 루디 두란은 “우즈가 골프치는 모습을 처음 봤을때 천재성을 이미 느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마 모차르트가 처음 피아노치는 모습을 지켜볼때도 비슷한 흥분이 일지 않았을까”라며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우즈의 신기록행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7년 마스터스대회를 거머쥘때와 비슷한 우즈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92년 16살의 나이로 닛산오픈 무대를 밟으면서 PGA에 데뷔한 그는 이번 대회까지 통산 20승을 채웠다. 데뷔때부터 “유명한 골퍼들 중 한명으로 남고 싶었다면 골프채를 잡지도 않았을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가 되고 싶을 뿐이다”고 자신만만해하던 그였다.
‘가시돋친 장미’로 불리는 페블비치링크스에서 강약조절을 해가며 버디행진을 펼친덕분에 골프팬들은 드라마틱한 승부를 볼 기회를 잃었다. 하지만 오직 최고기록과 싸우는 우즈의 모습자체가 한편의 드라마였다.
최근 참가한 21개 대회중 무려 12개 대회를 휩쓴 그가 다음달 열리는 브리티시오픈(The Open) 우승컵 마저 안고 ‘그랜드슬래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