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김정일 절대 서울 못올것"DJ"하얼빈서 출마하면 되겠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19일 청와대 오찬 회동은 5월9일 부부동반으로 청와대에서 만찬을 함께 한 데 이어 김대통령 취임 후 두번째 만남이다.
두번의 만남 모두 남북 정상회담이 계기가 됐다. 지난달 만찬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대통령이 김전대통령의 조언을 얻는 자리였고, 이날 오찬은 김대통령이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회동 분위기는 그리 딱딱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과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정상회담 성과를 보고 하기전까지 김전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화제 삼아 덕담을 나누었다. 김전대통령의 하얼빈대 강연 얘기를 들은 김대통령은 “하얼빈에 가서 출마하면 되겠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1시간 40여분 계속된 회동 에서는 김대통령이 먼저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했고 곧이어 김전대통령이 나름대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양새로 이뤄졌다. 청와대는 구체적 회동내용을 발표 하지 않았으나 김전대통령은 박종웅(朴鍾雄)의원을 통해 오고간 내용을 전했다.
김전대통령은 먼저 “미군의 주둔을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이 양해한 것으로 얘기했는 데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중앙방송이 미군 철수 주장했다”며 “이는 겉다르고 속다른게 아니냐”고 주한 미군 문제를 언급했다.
김전대통령은 이어 “남북 대화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고 따라서 국회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주로 듣기만 했다는 전언이다.
김전대통령은 또 “서해 교전사태, 동해안 간첩 침투사건 등에서 보듯 김위원장은 천하의 독재자인데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전 세계에 개방적인 사람, 평화주의자로 광고해 줬다”며 “국민이 통일의 꿈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너무 들떠 있다”고 우려도 표시했다. 김전대통령은 “북한의 천마산 지하 기지에서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는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9일자 보도까지 언급했다.
김전대통령은 특히 “김위원장을 서울에 오라고 했다는 데 국민의 지지, 안보상의 이유 등으로 인해 절대 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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