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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칠기문화 부흥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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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칠기문화 부흥 꿈꿔

입력
2000.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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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의 명인 전용복씨검은 빛이면서도 화려함과 품격이 풍겨나오는 옻칠. 우리나라에서도 옻칠 가구나 장식은 장소의 격을 높여주는 고가품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칠기(漆器)의 나라’로 인정받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그 일본에서 ‘옻칠의 명인’이라 불리우는 전용복(全龍福·49)씨가 개인전과 대학강연 등을 위해 서울에 왔다.

전씨는 스스럼없이 자신이 “일본에서 최고”라고 말한다. 이와데(岩手)현에 ‘전용복 칠예(漆藝)학교 연구소’를 설립해 13년간 배출한 470명의 제자들과 함께 제작한 작품이 무려 4,000점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 사용한 칠의 양만도 10톤. 보통 칠기 작가가 평생 쓰는 양이 370㎏안팎임을 감안하면 이것도 신기록이다.

전씨 작품의 특징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라고 이칠용(李七龍·54)한국공예예술가협회 회장은 설명한다. 전통기법에 충실하되 거기에 현대적 감각을 더함으로써 옻칠의 표현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것. 옻칠하면 검은 빛을 연상하지만 그의 작품은 초록 노랑 빨강 등이 가미돼 유화보다 더 현란하다.

그는 부산출신으로 유난히 화가가 많았던 외가의 영향으로 고교졸업후 1970년대부터 칠기공방에 입문했고, 한국나전칠기협회 국제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일본과의 인연은 1986년 일본정부가 근대 건축물인 도쿄(東京) 메구로(目黑)구 가조엔(雅敍園)의 칠 장식을 복원하기 위해 전씨를 다른 한국 장인 20명과 함께 발탁하면서부터. 전씨 등은 3년에 걸친 작업끝에 말끔히 복원하는 한편 사계산수도(四季山水圖) 등을 발표해 명성을 쌓았다.

요즘 전씨는 한국 칠기문화의 부흥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일본의 칠기는 눈에 확 띄는 아름다움이 있지만 우리 것은 처음엔 뭔가 부족해 보여도 볼 수록 정이 가는 내면의 미가 있다”며 “이런 데서 침체된 한국 칠기문화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16일 한양대 전통미술원 강연도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전씨는 “나 역시 한국의 전통을 잃지 않아야 일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제는 내 땅에 돌아와 한국 칠기를 되살리는 일을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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