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동북아 안정위해 미군필요"이총재 "北언론인 초청 협조해달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여야 영수회담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 내용을 상세히 브리핑했고 이총재는 의심스러운 대목에 대해서는 질문을 아끼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내용까지 상세하게 배경을 설명, 이총재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총재는 김대통령이 예의와 격식을 갖춰 성의있게 정상회담결과를 설명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었으나 설명내용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찬찬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두 사람의 대화내용.
이총재= 역사적인 일을 하셨다.
김대통령= 이제 길을 열었으니까 이총재도 (평양에) 가시고….
이총재=‘자주적 해결’은 주한 미군 철수를 의미하는 것 아닌가.
김대통령= 주한 미군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 이에 관한 충분한 설득과 토의가 있었다.
이총재= 북한의 연방제안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불용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제안한 연합제는 무엇인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존속은 언급했는가.
김대통령= 연합제는 노태우(盧泰愚) 대통령 당시 남북연합과 똑같은 것이다. 북한은 고려 연방제를 포기한 것 같다. 낮은 수준의 연방제는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총재= 그렇다면 통일을 하지 말고 현재대로 그대로 가자는 것 아닌가.
김대통령= 그런 것처럼 되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사실상 고려연방제는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 핵과 미사일 문제는 분명히 언급했다. 김위원장이 국가보안법폐지를 주장해 북한의 노동당규약이나 형법도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총재= 이산가족 상봉은 지속화를 위해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
김대통령= 8월15일 100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할 수 있을 것이다. 1회성으로 끝낼 수 없고 만약 1회성으로 끝내면 다른 조처를 강구하겠다.
이총재= 대통령보다 김위원장이 평화의 사도처럼 부각된 것이 문제다. 전쟁 위협이 없어진 것처럼 분위기가 들떠 있다. 북의 위협이 없는데 주한 미군이 왜 필요한가 하고 국민들이 묻지 않겠나. 대량살상무기는 그대로 남아 있다.
김대통령= 들뜬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총재= 정상회담 결과 북한이 남쪽에만 선전되는 것 같다. 북한 주민들이 남한 실상에 대해 보도를 듣느냐가 문제다. 남쪽 실상이 북한에 제대로 전해지도록 한나라당이 북쪽 언론인을 초청하고 싶으니 협조해 달라.
김대통령= 잘 알았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나 안보 문제에 대한 생각은 여야의 차이가 없다.
이총재= 대통령과 자주 만나기 힘드니까 편파적인 사정과 부정선거 수사 문제를 말하겠다. 대통령이 실상을 파악해 고쳐달라. 매우 유감이다.
김대통령= 불공평한 수사가 있어서는 안된다.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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