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들의 신화는 종언을 고하는 것인가. 이들 기업들은 천정부지의 기세로 폭등하던 주가가 올해초부터‘거품론’에 휘말려 폭락하더니 이젠 비용절감을 위해 감원에 나서는 등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있다.천문학적인 스톡옵션을 주고 전문가 모시기 경쟁에 여념이 없었던 닷컴기업들이 최근 주가 폭락에 따라 자금유입이 고갈되면서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이같은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업체인 알타비스타(AltaVista). 이 회사는 지난해 급신장을 거듭, 세계 최고 검색업체인 야후(Yahoo!)를 제치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광고비로만 수백만달러를 쏟아 부었으나 지난 몇달동안 직원 800명중 50명을 감원했다.
이와 비슷한 운명에 처한 곳은 알타비스타외에도 부지기수다. 인터넷 뉴스업체인 CBS, 소프트제조업체인 코렐사, 온라인 잡지인 살론닷컴, 재향군인 정보사이트인 Petplace 등 수십개 업체가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뉴스공급업체인 APBnews와 영국의 온라인 소매업체인 Boo.com은 아예 파산했다. 심지어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서점인 아마존닷컴(Amazone)마저 비용절감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들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조사기관인 포레스터리서치는 대다수 닷컴회사들이 내년까지 도산하게 될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시카고에서 인력알선업체를 운영하는 존 챌린저는 “풍요와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던 인터넷의 1단계가 막을 내리는 시점에 도달했다”면서 “이젠 직접 생산이 없는 기업들을 도태시키는 이른바 디지털혁명의 2단계로 접어드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감원바람은 일부 탄탄한 인터넷기업에게는 오히려 유능한 인력을 헐값에 채용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기업의 경영진들은 인터넷을 통해 부도난 기업 명단을 검색, 최근 해고된 유능한 인재를 스카웃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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