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규모·특수효과 할리우드 영화 방불움직이기만 해도 짜증부터 나는 여름날에는 큰 돈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에 눈길이 가게 마련. 작품성이야 어쨌든 기분전환하는 데는 블록버스터같은 볼거리가 제격이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30초짜리 CF도 블록버스터 바람이 한창이다. 영화처럼 많은 제작비를 들인데다 거대한 규모와 고난도 특수촬영으로 중무장한 CF가 잇따라 안방을 찾았다.
아반떼XD CF는 1998년의 블록버스터 영화 ‘딥임팩트’의 유명한 장면을 따왔다. 혜성이 바다에 떨어지면서 생긴 거대한 해일이 뉴욕 맨하탄을 뒤 엎는 영화장면이 CF에서 재현됐다.
촬영감독은 ‘엔드 오브 데이즈’ ‘아마겟돈’ ‘브로큰 애로우’등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촬영을 담당했던 스티브 앵굴로. 광고제작기간도 어지간한 영화 1편은 찍을 기간인 6개월이 소요됐다.
XD가 바다 위를 달리는 장면은 시애틀 경찰학교내 주행시험장에서 연출된 것. 폭 400㎙, 길이 1,000㎙의 대형 연습장소다.
XD의 충돌로 생긴 커다란 해일이 자유의 여신상을 뒤덮는 장면을 위해 시애틀 부근 해수욕장을 통째로 빌리고, 2㎙ 높이의 여신상 모형을 만들어야 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제작비. 아반떼XD CF제작에는 11억원 정도가 들었다.
국내 CF의 편당 제작비가 7,000-8,0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5편 정도를 제작할 수 있는 규모라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이쯤되면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할 만하다.
영화 ‘브라질’을 패러디했다는 LG텔레콤 카이의 ‘푸른 벨소리편’도 블록버스터형 광고. 인간의 의식이 통제당하는 시대에서 자유의지를 일깨우는 투쟁을 시작한다는 내용이 30초에 담겼다.
거대한 규모의 CF 제작을 앞두고 국내에서 제작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다국적 광고대행사 맥켄 에릭슨이 제작에 나섰다.
자판을 두드리는 2-3초 분량의 장면도 하루 꼬박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다는 게 LG텔레콤의 설명.
초고속인터넷 드림라인은 고난도 특수촬영이 돋보이는 CF. 영화 ‘매트릭스’에서 총알세례를 피했던 키아누 리브스를 본따 탤런트 장혁이 레이저총 세례를 피하는 특수효과가 눈에 띈다.
배트맨, 워터월드, 맨인블랙 등 블록버스터 헐리우드영화에서 미술을 담당했던 이안 헌트가 촬영에 참가했다.
세트 담당은 배트맨의 배경 고담시를 제작한 세트 제작팀. 헐리우드 영화의 미술팀이 드림라인의 CF배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 제작됐으며, 제작비용은 6억원. 삼보컴퓨터 ‘드림시스’CF에서는 모델들이 입었던 사이버 의상이 돋보인다.
스티로폴을 깎아 특수제작한 의상은 1벌에 1,000만원 정도가 들었다. 3명의 모델이 출연했으니 옷값만 3,000만원. 여기에다 우주가 배경이 된 CF전체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해 화제를 모았다.
제작비 3억원, 모델비 2억원이 들어간 블록버스터광고 드림시스는 시리즈로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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