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물밑거래 있었나' 탐색남북정상회담이후 한미간의 외교채널이 바삐 돌아가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평양에서 돌아오자 마자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결과를 설명한데 이어 황원탁(黃源卓)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급파, 추가로 상세한 브리핑을 했다. 이어 올브라이트 장관은 23일 방한, 김 대통령 등을 면담할 예정이다. 또 이르면 다음주중 한미일 3국의 차관보급을 대표로한 3자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가 열린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한과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 등이다.
이미 대통령간의 전화통화와 황 수석의 방미를 통해 전반적인 설명이 이루어졌음에도 미국의 국무장관이 달려오는 것은 이번 정상회담의 ‘실제상황’에 대해 미국이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관심사항은 주한미군과 북한 핵 및 미사일 등 이른바 ‘대북 3대현안’에 대해 남북정상간에 과연 어떤 밀담이 오갔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 내용은 주한미군의 주둔을 사실상 용인한다는 점과 핵과 미사일문제는 양자간의 협상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자는 것 등이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이같은 ‘오픈카드’외에 혹시나 남북정상간의 ‘물밑거래’가 진행되지 않았느냐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한국의 대북경협이 본궤도에 접어들 경우 자칫 북한의 핵과 미사일문제에 대해 식량지원이라는 제어수단이 기능을 상실할 것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올브라이트 장관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은‘한미양국 공조’를 기반으로 해야한다고 강력히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에 관한 사항은 남북한간에 거래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한미간의 이슈라는 점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남북한의 직접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야한다고 말해왔으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예상밖으로 진도가 나가자 몹시 당황해하고 있다”며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한을 통해 이 문제가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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