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합의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부터 개최될 적십자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2-3차례의 접촉을 통해 8월15일 전후로 100명의 이산가족을 포함한 방문단을 상호 교환한다는데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평양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사업의 윤곽이 잡힌데다 1985년의 이산가족 방문단 협상 선례로 협상이 한결 수월하기 때문이다.북측으로부터 부(副)책임자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적십자회담을 조속히 열자는 제의가 왔던 1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이번에 이산가족 100명이 상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방안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논의하면서 규모, 방법, 시기 등에 관해 사실상 의견을 접근시켰다는 얘기로 들린다.
따라서 예상 합의사항의 뼈대는 이산가족 100명, 예술공연단 70-100명 등 240-300명 규모의 방문단 상호 교환이 될 것 같다. 1985년 당시 쟁점이었던 예술단규모, 예술단 공연내용, 흩어진 가족 및 친인척들과 상봉할 장소 등은 선례를 준용할 공산이 크다.
정부는 회담에서 지속적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도“이산가족 상봉을 1회성으로 끝낼 수 없으며 1회성으로 끝난다면 다른 조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 의뢰서·회보서 교환을 통한 생사확인 판문점면회소 설치 서신교환 보장 사망·이산가족들의 유품·유골 송환, 분묘 이장 적십자 공동위 및 판문점 공동사무소 발족 서울 평양 적십자사무소 교환개설 방안 등도 이번에 제시될 수 있을 것 같다. 회담이 공동선언 실현방안을 먼저 논의하고 회담후반부에 가서 지속화 방안을 논의하는 수순도 상정할 수 있다.
정부는 또 1985년 12월 이후 중단됐던 적십자 본회담을 재개할 경우 이산가족문제의 해결을 위한 접근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보고 본회담 재개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85년 적십자회담에 참여했던 송영대(宋榮大)전통일원차관은 “정상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담에서는 영구적인 이산가족문제 해결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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