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모시고 다시 결혼식하고 싶어"1997년 5월 신의주 경공업대학 5년 재학중 탈북한 탁영철(卓英哲·28·인하대 4년 휴학)씨. 살아계시면 올해 환갑인 아버님과 55세 되시는 어머님. “여기저기 수소문 해봤지만 여지껏 소식이 없어요. 귀순직후 고향인 황해도 봉산에서 추방당해 돌아가셨다는 얘기도 있고….” 탁씨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 ‘남한 아내’와 결혼한 탁씨는 올 4월 예쁜 딸 수림이도 낳았다. “14일 밤 김정일위원장이 ‘남쪽 TV를 보니까 탈북자들도 많이 울더라’고 말할 때는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북녘의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원 삼척 출신인 부인 김경화(金京和·29)씨는 “남편이 가끔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고 할 때면 시어머님께 음식솜씨를 배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며 “제발 며느리 도리를 할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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