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은 15일 선거운동 사령탑인 토니 코얼호(58) 선거운동 본부장을 윌리엄 데일리(51·사진) 상무장관으로 교체했다.고어 후보는 이날 “코얼호가 건강악화로 사의를 밝혀 데일리 상무장관을 새 선거운동본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대장염과 위통으로 입원한 코얼호도 “여행을 삼가하고 안정을 취하라는 의사의 충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강악화는 표면적 이유일 뿐 최근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와의 경쟁에서 고전하는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판단된다. 코얼호는 지난해 5월부터 선거 사령탑을 맡아왔으나 최근 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잘레스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등 한계를 노출했다. 또 고어 후보와도 잦은 의견충돌을 빚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왔다.
데일리 신임 선거운동본부장은 리처드 J. 데일리 전 시카고 시장의 아들이자 현 시카고 시장인 리처드 M. 데일리의 형. 빌 클린턴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였던 중국에 대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 부여 법안을 성공적으로 처리하는 등 정치력도 갖춰 고어 진영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후보는 이 소식을 듣고 “코얼호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데일리를 ‘간단치 않은 인물’로 평가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선거사령탑을 교체하더라도 선거가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고어후보가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고어는 수년간 대통령을 준비해왔으나 견고한 선거운동체제를 갖추지 못했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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