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15선언/'주한미군' 어떤얘기 오갔을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15선언/'주한미군' 어떤얘기 오갔을까

입력
2000.06.17 00:00
0 0

남과 북의 두 정상은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어떤 얘기들을 주고 받았을까.‘승용차 회담’으로 시작,‘승용차 밀담’으로 마무리 된 2박 3일간의 남북 정상회담기간에 세계가 가장 관심을 두고 지켜봤던 것 중의 하나는 주한 미군 문제에 대한 남북 두정상의 논의 내용과 수준일 것이다.

냉전의 두 당사자가 민족 주체적 관점에서 한반도 긴장완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것만으로도‘전쟁위협 방지’를 명분으로 한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현저히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회담전부터“주한 미군의 문제는 한·미간의 사안이어서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이런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의 이런 관심과 우리 정부의 이해를 접목시키는 선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주한미군 문제를 언급,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남북 정상회담의 전면에 부상하는 것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 논리의 핵심은 한반도의 냉전해체 과정에서 동북아의 세력균형자로서 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는 것.

나토가 동서냉전이 무너진 이후에도 계속 남아 유럽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군주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는 게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전하는 김대통령의 언급 내용이다.

이같은 언급의 수준은 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어서 당분간 주한 미군철수 문제가 한미간 현안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북한의 입장이다. 김국방위원장은 김대통령의 언급을 묵묵히 경청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그의 침묵이 곧 주한 미군 철수 주장의 철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이 통일문제의 주체적 해결원칙을 들어 과거 주장을 되풀이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한 외교전문가는 “북한이 남북간 화해분위기를 고려, 당분간 미군철수 주장을 접어둘 수 있다”며 “그러나 남북한 긴장완화 국면은 주한 미군의 존재와 지위에 대한 논란의 재연을 필연적으로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