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15일 공동선언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6월15일’은 1년전 서해 연평도 앞바다에서 한국전이후 처음으로 남북간 정규군 전력이 맞부딪친 바로 그날.
연평도에 ‘서해교전 승전비’까지 세운 군은 당시 승전의 주역인 해군 2함대사령부를 중심으로 15일 대대적인 1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개최사실이 발표되면서 북한을 자극할 행동은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에 따라 행사계획이 전면 철회됐다. 더구나 우연찮게 정상회담일이 하루 순연되면서 공동선언 발표일이 서해교전 승전일과 겹쳐버렸다.
군의 입장으로서는 어떻든 한국전 후 최대 승전일이 완전히 빛바랜 셈. 군 관계자는 이날 “긴장완화는 반길 일”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6월15일을 서해교전 승전일로 두고 기념하려던 계획은 머쓱하게 돼 서운한 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연평도 주민들은 포성과 사이렌소리로 긴장감에 휩싸였던 1년전 일을 벌써 오랜 옛일처럼 얘기하며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