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공동선언'이 공식 발표된 15일 0시 평양 시내 호텔에서는 조용하지만 뜻깊은 만남이 이뤄졌다.김 대통령을 수행한 이산가족 기업인 3명이 한국전쟁 당시 헤어져 북에 남아있던 가족과 뜨거운 상봉을 한 것이다.
온 국민의 관심이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에 쏠려있을 때 이들은 카메라 하나 없는 호텔 방에서 눈물을 흘리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이날 이산가족 상봉의 주인공은 남북경협위원회 위원장인 장치혁 고합회장, 강성모 린나이코리아 회장, 백낙환 인제학원 이사장.
이들은 50여년간 헤어져 살아온 혈육의 안부를 물으며 잃어버린 시간을 한올한올 채워나갔다.
장 회장은 평양 시내 청룡호텔에서, 강 회장은 서산호텔, 백 이사장은 안산호텔에서 각각 상봉 시간을 가졌다. 이들 세 이산가족의 만남은 당초 취재단이 묵고있는고려호텔에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으나 취재단에도 사전 통보없이 각기 다른 호텔에서 이뤄졌다.
상봉 예정시간도 14일 오후 4시30분쯤으로 알려졌다가 자정까지 계속 미뤄졌다.
이에따라 장 회장 등은 밤 늦도록 숙소에서 북측 연락을 초조하게 기다렸던 것으로전해졌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를 굳게 다짐한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른 이산가족간 첫 만남은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에서 조촐하게 이뤄졌다.
/평양=공동취재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