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서명에 펜을 이용한 서명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법안이 14일 미국 하원을 통과, 디지틀시대를 촉진하는 큰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 전자서명법안은 이번 주말 상원의 승인을 거친뒤 곧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오는 10월1일부터 발효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 법안으로 미국의 소비자들은 종이문서에 서명을 하는 대신 단지 컴퓨터 키를 두드리는 것만으로 자동차를 사거나, 대부를 신청하고, 저당을 잡힐 수 있게 된다. 또 기업도 고객에게 계약서와 각종 정보 등을 종이문서가 아닌 온라인상의 메일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자 서명이 일반화되면 이집트시대 파피루스에 펜으로 서명을 한 이후 수천년간 계속된 인류의 거래 관행이 크게 바뀌게 된다.
토머스 블라일리 하원 상업위원장은 “전자서명법안은 온라인 거래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한층 높여줄 것”이라면서 “우리를 종이 문서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도록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또 시장 규모가 지난해 5,000억 달러에서 오는 2003년에는 1조6,0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미 전자상거래의 법적 표준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 상·하원은 이미 지난해 전자서명법안을 통과시켰으나 클린턴 대통령이 소비자들을 사기와 악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조항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들어 법안을 의회로 돌려보냈다.
컴퓨터 조작 기술이 능숙하지 못한 소비자에게 이자율 인상, 추가요금 부담 등 법률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다.
이 법안은 ‘소비자가 전자상거래 실시와 전자기록 수취에 동의하고, 소비자가 온라인 서류를 받아볼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음을 기업이 직접 확인한 경우’에만 전자상거래를 실시토록 했다.
또 단전(斷電), 건강보험 계약기간 종료, 퇴거 등 거래를 해지하는 통고는 종이서류로만 하도록 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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