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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6.15선언/이산의 한 이번엔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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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6.15선언/이산의 한 이번엔 푸나

입력
2000.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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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선언을 목격한 많은 이산가족들은 15년전 성사됐던 고향방문단 교환 당시의 감동을 떠올렸다. 분단 40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서울-평양 교환 방문에서 뜨거운 눈물로 부모와 형제 자매를 부둥켜 안던 장면은 이산의 아픔과 함께 통일이라는 민족사적 과제를 새롭게 인식시켜 주었다.1985년 9월20일 오전9시 역사적인 남북측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50명씩이 예술공연단 취재기자 등과 함께 판문점을 통과했다.

정오께 우리측은 평양 고려호텔에, 북측은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지학순(池學淳)천주교 원주교구장, 김재섭(金在燮)영창악기 회장, 이재운(李在運)변호사 등 우리측 방문단은 물론 북에서 온 이산가족들도 다음날 반평생만에 재회할 가족들의 얘기를 나누며 설레는 마음으로 밤을 지새웠다.

특히 평양을 방문한 홍성철(洪性澈)전 내무부장관은 이날까지도 재회를 믿지못하면서 “꼭 누님을 만나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21일 친치 상봉이 이뤄진 평양의 고려호텔 3층로비는 울음바다였다.

우리측 김성엽씨가 북한의 누나 김일보씨를 만나 서로 부둥켜 안은채 “살아 있었구나”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첫 만남이 이뤄진 이후 고려호텔에서는 계속 눈물의 상봉이 연출됐다. 이를 지켜보던 남북의 관계자들도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서울의 쉐라톤워커힐호텔 해바라기홀도 아들을 알아보지 못해 “흉터가 어디있냐”고 묻는 어머니부터 그자리에서 큰절을 올리는 여동생까지 감동적인 상봉이 이어졌다.

이날 백발이 성성한 지학순 주교를 만난 여동생이 “우리는 살아서 천당에 가는데 오빠는 죽어서 갈라고 그러냐”고 말하는 장면은 분단 속에 너무도 달라져 버린 남북을 확인케 해주었다.

양측 방문단은 22일 2차 상봉과 관광을 마치고 23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혈육을 보내기가 안타까워 차창 유리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손바닥을 나란히 마주대고 있던 서울발 사진은 전세계로 전송돼 지구촌의 심금을 울렸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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