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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센터.적십자사 "살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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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센터.적십자사 "살맛난다"

입력
2000.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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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 상봉신청 북새통‘8·15 광복절에 즈음해 이산가족 상호방문을 추진한다’는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이 알려진 15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위원회는 온종일 활기로 가득찼다. 각 시·도위원회 사무실은 실향민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직원들도 쉴새없이 걸려오는 문의전화를 받느라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특히 건물 1층의 ‘이산가족통합정보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향방문의 부푼 꿈을 안고 ‘이산가족찾기 신청서’를 작성하러온 백발의 실향민과 이산가족 등 500여명이 줄을 이었다. 이런 활기찬 모습은 서울 중구 명동 대한적십자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두 곳에서는 총 200여명의 실향민이 이산가족 상봉 신청서를 냈다.

북녘에 있는 교복차림의 막내여동생 사진을 갖고 이날 오전 정보센터를 찾은 함북 청진 출신의 김상만(金相萬·81)씨는 “그동안 너무 많이 속아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두 정상이 굳게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고 헤어진 여동생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정보센터를 찾은 일부 고령의 실향민은 시력이 약한데다 신청서 작성방법을 제대로 몰라 애를 태우다 여직원과 취재진의 도움으로 간신히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통합정보센터 운영을 총괄하는 이북5도위원회 김현욱(金炫郁) 총무과장은 “평소 두세명에 불과하던 신청인 수가 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진 후 10여명으로 늘더니 오늘 하룻동안 150여명이나 됐다”며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 모두 ‘이제는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같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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