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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아사드 이후의 시리아와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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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아사드 이후의 시리아와 중동

입력
2000.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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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보다 약간 작은 영토를 가진 시리아의 종교인구 분포를 보면 수니파 무슬림이 80%,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 무슬림이 13%, 그리고 기독교가 8%를 차지한다. 그러나 소수종파 알라위파 출신의 아사드대통령은 30년 통치를 통해 알라위파가 정치권력과 군부를, 이에 대한 보상으로 수니파 무슬림이 재계를 각각 장악케함으로써 두 세력은 상부상조해 왔다. 아사드는 이러한 고도의 이익 배분전략을 구사하면서 아랍민족주의자로서 중동평화 회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노선을 견지해왔다.그런 그의 갑작스런 사망은 시리아와 중동의 형세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 것인가. 후계자로 지명된 아들 바샤르(34)는 내정과 중동평화회담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신세대 온건개혁주의자로 알려진 안과의사 출신의 바샤르가 군총사령관으로 그리고 장차 대통령으로서 국내외 정책들을 펴나갈 것인가를 몇가지로 나누어 짚어 보겠다.

첫째, 그는 권력기반구축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다. 그의 부친 아사드는 아들 바샤르의 후계자 마무리 작업을 완수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따라서 그는 우선 군부 장악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이며 집권 바스사회당과 군부의 막강한 세력을 점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알라위 장교단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또한 이집트 리비아 사우디 이라크 등 세습왕조를 꿈꾸는 정권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해 요르단 모로코에 이은 시리아의 세습성공은 이들 나라에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니파의 정치력 확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로 인한 정치 불안도 예측된다.

둘째, 개혁정책을 펼 것이다. 신세대인 바샤르는 “우리는 다른 어느 때보다 변화를 필요로 한다”고 역설해왔다. 그는 효율, 정직, 행정수완을 위한

‘젊은피 수혈’을 주장해 왔다. 그간 시리아는 전문관료의 부족으로 경제자유화에 실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자유화는 정치의 자유화와 민주화를 필연적으로 수반하게 되므로 어느 정도의 민주화가 이뤄질 것이다. 경제개방과 민주화 수준은 그의 권력강화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이스라엘과의 중동평화회담은 바샤르의 권력 기반이 공고해질 때까지 당분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의 협상전략도 강경입장에서 현실적 실용주의 전략으로 변화할 공산이 크다. 골란고원과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은 이스라엘 수자원의 3분의 2를 공급하고 있고 특히 수자원의 20%를 공급하는 골란 고원은 이스라엘로서는 매우 중요한 안보지역이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영토와 수자원의 교환’을, 시리아는 ‘영토와 수자원의 반환’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_터키간에 유프라테스 강물 공급 보장협정이 미국의 압력으로 성사된다면 골란고원 반환문제도 해결 여지가 있다.

넷째, 시리아는 친미, 친아랍관계 강화를 통해 정권기반을 다질 것이다. 걸프전 이후 시리아는 친미 실용주의 노선을 걸어왔고 테러지원국의 오명을 벗고 유럽선진국의 경제협력을 얻으려고 노력해 왔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서도 든든한 보증인으로서 미국을 끌어들이려할 것이다. 레바논과의 관계는 섭정자로서의 정치적 강압관계에서 탈피하여 레바논을 수니파 자본가들의 투자지역으로 활용함으로서 이들의 불만을 해소시킬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수교국인 시리아와의 관계정상화를 남북정상회담의 화해무드속에 적극적으로 모색해 경제, 정치 분야의 협력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결국 바샤르가 예상되는 수니파의 정치적 도전을 뿌리치고 얼마나 확고한 권력기반을 구축하느냐가 시리아의 경제자유화와 정치민주화 속도, 나아가 향후 중동정세를 결정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택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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