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먼다오(金門島)는 대만- 중국 대결을 상징해온 현장이다. 대만이 본토회복의 전진기지로 삼아 요새화한 이 섬에는 우리의 비무장지대 못지 않은 긴장감이 팽팽히 감돈다. 50년대에는 중국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해안에 지뢰를 설치하기도 했으며, 80년대 초반까지는 일반인의 여행이 금지됐다. 82년 여행금지조치를 해제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했으나, 아직도 섬의 곳곳에는 지뢰가 남아 있어 관광객들의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그런 진먼다오에서 해안에 설치된 지뢰를 제거하기 시작했다고 진먼다오 주둔군사령부가 최근 밝혔다. 대만측과 계약을 맺은 프랑스 지뢰제거팀이 작업을 맡아, 앞으로 3개월내에 끝낼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번 지뢰제거작업은 진먼다오와 중국의 항구도시 샤먼(厦門)간의 직교역을 위한 준비작업인 동시에 중국측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진먼다오와 샤먼은 1.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대만 행정원장은 50년만에 처음으로 진먼, 마쭈(馬祖), 펑후(澎湖) 등 3개 섬에 대해 중국과의 직접 교역 및 수송 등을 허용하는 ‘소(小) 3통’을 6개월내에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천수이볜 총통은 당선직후 국민당 정부가 견지해 왔던 ‘서두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戒急用忍)’는 양안 경제교류 원칙을 폐기하기도 했다. 대만과 중국의 연간 교역규모는 200억달러(98년)에 이르고, 대만의 중국 투자 누계액은 230억달러(99년)를 초과하고 있다.
■북한 남포항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배가 인천항에 도착하기까지 드는 비용은 우리 기업들의 유럽지역 수출 물류 비용에 맞먹는다고 한다. 20피트 컨테이너 하나 운송하는데 1,000달러가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싼 물류 비용 때문에 삼성 LG 등이 북한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는 북한산 TV는 대당 32달러씩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간 경제협력은 새시대를 맞게 됐으나, 경협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진먼다오 해안의 지뢰제거와 같이 물류 비용을 낮추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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