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화교류 1순위? 그야 당연히 미술이죠"“미술이야말로 남북한 문화교류의 1순위 ‘품목’입니다. 스포츠는 승부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경쟁심이 강하고, 영화는 이데올로기 성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죠.
분단 전후의 남북한 미술, 현대의 남북한 미술을 교류해가며 전시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남북한 정상들이 평양에서 만난 13일, 경원대 미술대 윤범모(50)교수는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온 국민이 목구멍에서 울컥 하는 기운을 느끼는 그 순간, 1998년 11월 10일부터 8일 동안 머물렀던 평양이 생각난 것이다.
내부가 거대한 벽화였던 평양 지하철이며, 김기창 장우성 등 남한 미술가들의 작품이 걸린 조선미술박물관이며, 소나무 숲속에 우뚝 솟은 장대한 동명왕릉이며…. 바로 자신이 직접 보고 감탄하고 씁쓸해 한 평양이 아닌가?
‘국내 처음으로 북한 미술작품을 현지에서 보고 왔다’는 자부심으로 ‘평양미술기행’(옛오늘 발행)을 쓴 지 이제 1주일. 모든 정성을 다했다.
1988년부터 무려 10여년동안 실크로드 기행을 수시로 했던 그가 ‘지구의 마지막 오지’로 선택한 평양. 바로 그 곳에서 얻은 그 때 그 감동을 되살려 쓴 글임에야.
“북한 미술의 핵심은 ‘조선화’로 압축됩니다. 화사한 색채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가 특징인 작품이죠. 이에 비해 수묵화는 양반 통치배들의 향락주의의 이용물로 여겨 아예 취급도 안하고 있습니다.
쪽무늬 그림, 수예, 자수 등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북한 미술에 대한 비판도 날카롭다. 미술품 창작공장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만수대창작사, 100명이 단체전을 해도 마치 한 개인이 한 것 같은 획일주의 등. 하지만 남한의 감각과 북한의 기술을 합쳐 세계적인 미술 작품을 창작해낼 그 날이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1950년 충남 천안 출생 ▲동국대 미술학과,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 뉴욕대대학원 예술행정학과 졸업 ▲한국근대미술사학회 회장,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시 심의위원 역임 ▲현재 경원대 교수, 고암미술연구소장, 한국화랑협회 미술품 감정위원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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