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항 남북공동선언 의미와 전망6·15선언은 남북 양측이 한반도 평화를 갈구하는 시점에서 이뤄진 절묘한 합작품으로 볼수있다.
남쪽에서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북쪽에서는 대외정책의 전환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려는 시점에서 나온 이번 합의에는 양측의 이해가 십분 반영됐다.
특히 이번 합의는 양측 정상이 만나 진지하고도 허심탄회한 논의끝에 도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막중하다.
냉전구조 해체 본격화…남북간 상호의존 확대될듯
정상의 합의인만큼 서명후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 여타 합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더욱이 고령화하는 이산가족들을 염두에 두고 이룬 이번 합의는 조만간 실천에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합의는 한반도에서 정치적 군사적 긴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종전 합의등과는 궤를 달리한다. 탈냉전의 시대적 조류에 맞도록 ‘평화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기조가 합의문에 녹아있다.
이산가족 상봉등을 통해 불신을 해소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뢰구축 조치 실천을 목표로 한 당국대화를 진행한다는 합의문 내용이 이같은 풀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번 남북합의는 우선 냉전구조 해체를 통해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상태를 조성하려는 현 대북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민간경협 차원에만 국한됐던 남북교류는 정부차원등으로 확대돼 다양한 대화를 진행할 것이며, 이에따라 남북간 상호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페리프로세스’등 국제적인 공조노력도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한 만큼 미국, 일본과의 관계정상화에서도 보다 유리한 환경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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