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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보는 '남북공동선언'/ 남주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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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보는 '남북공동선언'/ 남주홍교수

입력
2000.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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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간 합의 역사적 전환점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4개항에 합의한 것은 남북한 관계가 드디어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음을 의미한다. 민족화해와 통일,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이산가족 상봉 문제 그리고 경제 사회 교류협력 원칙에 의견 일치를 보고 합의에 이른 것은 이번 정상회담이 일단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이 합의는 물론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당시 기본합의서가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와 협력에 관한 내용을 거의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정상간 합의의 성격은 두가지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면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남북이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극적으로 이끌어내 국제사회에 마지막 남은 한반도 냉전잔재를 청산하려는 의지를 과시했다는 점에서 남북한 관계 발전을 위한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됐다. 세계가 주목하고 지지하며 유엔과 로마교황청까지 축원을 보낸 그야말로 세기의 역사적 정상회담인 만큼, 이번 합의는 국제정치적으로 고도의 구속력을 갖는다고도 할 수 있다.

둘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가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정상회담에 임하는 자세가 앞으로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문의 실천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자신만만하고 여유있는 김정일의 개방적인 모습은 북한정권이 앞으로 어떠한 형태이건 대내외 정책에 변화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그 만남의 민족사적 의의 만큼이나 정상합의가 갖는 국제정치적 의미도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아직 모든 것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간의 경험에서 보듯이 문제는 실천의지에 있다. 북한이 과연 개혁·개방을 할 것인지, 이른바 ‘조선식 변화’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 변화로 체질이 개선되고 체력이 보강된 북한이 ‘자주적 통일의지’를 어떤 식으로 표출할 것인지 등 아직은 많은 부분이 불확실한 상태다.

남주홍(南柱洪) 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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