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의 발달로 ‘독점’에 대한 고전경제학의 기존 개념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사처럼 1개의 기업이 시장을 독차지하는 독점은 정보 통신기술에 바탕을 둔 신경제에서는 예외가 아닌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또 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도 구경제에서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이 신경제에서 독점기업이 점차 늘어나는 현상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독점에 대한 기존 관념을 조심스럽게 바꾸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웹서비스, 기업간 상거래, MP3 등을 취급하는 신경제 기업들이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자연적 독점‘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통경제학에서 독점기업은 경쟁을 막고, 가격을 맘대로 올려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치지만 신경제에서는 오히려 기업간 경쟁을 촉진하고, 가격인상 대신 기술혁신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신경제 옹호론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경제관리들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으며, 연방거래위원회의 입장도 분명하지 않다. 다만 미 정부의 최고 경제학자로 꼽히는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은 지난달 ‘신국부론’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자연적 독점의 확산은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정보에 기초한 경제에서는 일시적인 독점권이 기업의 동기가 될 수 있다”면서 “독점권의 지속적인 확보를 위한 노력이 신경제의 추진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마이크로소프트 독점소송 등에 대한 언급은 피했지만 사석에서는 전통적인 독점이론이 신경제에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전통적인 경쟁의 개념이 통용되지 않는 신경제하에서 사회의 총체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개발비용이 들지만 제품 생산은 적어 정부가 특허로 일정기간 보호해주는 의약산업에서와 비슷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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