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공식면담-만경대 소년학생궁전 방문■ 김영남 공식 면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45분부터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측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공식면담을 가졌다.
김위원장은 “지금까지 우리 민족이 서로 갈라져 살아온 것은 우리 민족 탓이 아니고 전적으로 외세 탓”이라며 “우리 민족이 외우내환을 겪은 적은 있지만 1천년이상 통일국가를 유지해 왔다”고 ‘반외세 통일론’을 주장했다.
이에 김대통령은 “우리가 28년 전 7·4공동성명, 8년전 기본합의서에 합의했지만 실천이 없이 오늘까지 남북관계에 이어져 왔다”면서 “이제 실천할 수 있는 합의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의 기본적인 입장을 반복해 설명한 김위원장은 김대통령에게 “대북 3국 공조에 대해 우리의 자주문제와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국가보안법이 교류 협력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대해 김대통령은 “3국 공조는 대북 정책에서 바로 북한에도 유리하고 우리에게도 좋은, 모두 이기는 윈윈(win-win)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며, 결코 북측을 해롭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앞으로 남북간에 대화와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많은 대화를 통해 이견이 있는 부분은 해소해나가야 한다”며 단계적인 의견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만경대 소년학생궁전 방문
김대통령 내외는 공식 면담이 끝난 뒤 오전 11시35분께 부터 소년학생궁전을 방문해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참관하고 학생소년예술소조의 종합공연을 관람했다.
김대통령 내외는 기다리고 있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염윤학 소년학생궁전총장 등 북측 인사들과 악수를 한뒤 양성금(10·여), 리철민(11·남) 두 어린이로부터 꽃을 받고 이들의 볼에 입맞춤했다.
어린이들은 “안녕하십니까”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깍듯이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으며 현관에 마중나왔던 다른 어린이들도 일제히 박수로 김 대통령 일행을 맞았다.
김대통령은 궁전 1층 소조실(분야별 학습실)로 이동하면서 현관에 서있던 어린이들과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첫번째 무용 소조실에서는 어린이들이 무용연습을 하다가 김 대통령이 들어서자 “안녕하십니까”라며 힘찬 박수로 맞이했고 김대통령은 군밤타령 등 음악에 맞춰 연습을 하는 어린이들을 잠시 지켜봤다.
두번째 가야금 소조실, 세번째 손풍금 소조실을 거쳐 네번째 서예 소조실에 들른 김대통령은 주준호군이 ‘조국통일’이라고 붓글씨를 쓰는 것을 지켜 봤다. 주군은 글씨를 김대통령에게 내밀면서 “선생님에게 기념으로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김대통령 부부는 낮 12시께 김영남 위원장과 함께 공연장으로 입장,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은뒤 약 45분 동안 어린이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 오찬
김대통령 내외는 오후 1시15분부터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 2관에 도착, 공식수행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대통령은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서울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언론이 어떻게 보도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박장관은 “자세히 점검해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옥류관측은 김대통령을 위해 쇠고기 등을 3시간 이상 끓여 냉면 육수를 만드는 등 정성을 다했다고 식당 접대원은 전했다. 냉면에 앞서 해삼과 족발찜, 꿩고기, 완자 등이 식탁에 올랐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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